20세기초를 풍미한 피아니스트연주 CD로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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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생상스.드뷔시등 금세기초 음악가들이 남긴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게 됐다.피아노 롤 상태로 소장해 오던 명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CD로 국내에 출시된다.이미 외국서는 피아노롤(Piano roll)을 복원한 음반이 나와 음악팬들의 갈 증을 해소해왔으나 라이선스로 국내에 출시되는 이번이 처음.
中央日報 멀티미디어 팀이 오는 8월중 20장의 CD로 출시할예정인 「콘돈 컬렉션」에는 부조니.생상스.거슈인.스트라빈스키.
드뷔시 등의 작곡가의 자작곡 연주는 물론 알프레드 코르토.파데레프스키.아르투르 루빈슈타인등 20세기초를 풍미 했던 명 피아니스트들의 생생한 연주가 담겨 있다.
이 CD들은 20세기초 유명작곡.연주가들의 연주가 담긴 피아노 롤을 이용해 복원한 것.
피아노 롤이 소프트웨어라면 플레이어 피아노(player piano)는 하드웨어.고압증기가 원통 모양의 피아노 롤에 뚫린 구멍을 통과해 해머를 때리면 해머가 피아노 현을 치고 동시에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식의 자동피아노다.
자동 피아노가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예전에 사망한 피아니스트가 유령처럼 나타나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듯한 마술같은 느낌이 든다. 플레이어 피아노의 대표적인 상표는 피아놀라와 벨테 미뇽.피아놀라의 인기 때문에 피아놀라가 자동피아노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거슈인이 어릴 때 피아니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던 것도 플레이어피아노의 연주를 듣고 나서부터다.
피아놀라의 결점은 음량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것.57년에 발견된 벨테 미뇽社의 피아노 롤은 음량의 뉘앙스를 낼 수 있게 고안돼 당시 유명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충실히 재현했다.이 연주는 이후 SP.LP로 다시 녹음되기도 했다.
19세기 후반에 발명된 플레이어 피아노는 특히 1900년부터1925년까지 미국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판매량에서 어쿠스틱피아노를 앞지른 때도 있었다.
『당신의 피아노 위에 명연주자의 손가락이 움직인다』『플레이어피아노는 행복한 가정의 심장』이라는 광고 구호와 함께 플레이어피아노는 미국시장을 공략했다.
이 자동악기는 라디오.축음기의 보급과 경제공황으로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남아 있는 두루마리 형태의 피아노 롤은 LP와 CD로 복원돼 음악팬들의 향수를 달래주고 있다.
이 「콘돈 컬렉션」은 수록된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이 피아노 연주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랑스.러시아.이탈리아 악파의 연주법을 전수시켜 온 명교수들이어서 음반 매니어들은 물론 피아노 전공자들에게 교육적 가치도 높은 음반으로 평가된다 .
李長職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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