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洲 카메룬.니제르 韓人사회 사진관으로 출발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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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아프리카에도 여전히 한국사람들이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장사도 하고 선교활동에 인생을 걸고 오지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도 있다.미국이나 일본 등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사는 곳은 음식이나 생활 여건 등이 크게 불편을 겪지 않을 정 도로 정착이되어있지만 아프리카는 이민역사가 오래되지도 않았고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의 숫자도 많지않아 물적.정신적 고생이 다른 곳에 비해 많은 편이다.
한반도의 2.3배 면적으로 열대우림의 기후를 가진 카메룬은 아프리카에서는 비교적 살기 좋은 나라에 속한다.그래서인지 상업의 중심지 두알라와 수도 야운데에는 다른 아프리카 지역보다 비교적 많은 2백여명의 한인들이 조그만 교포사회를 형성해 아기자기하게 살고 있다.이들중 상당수가 사진관을 경영하고 있는 것이특이하다.이들이 전하는 말로는 아프리카 어느나라에 가도 사진관을 운영하는 한국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아프리카의 한인 이주역사는 곧 사진관 진출의 역사와 일치한다는 것이다.10 수년전 아프리카의 대부분 국가에 사진관이 없어 필름을 프랑스로 보내 인화를 하던 시절 한국인들이 「1시간만에 인화할 수있는 기계」를 갖고 들어가 돈을 「긁어」모은 것이 아프리카 진출의 시작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진관이 많아져 『먹고사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카메룬 한인회 金남균회장은 말한다.연일 섭씨 43도내외를 기록하고 있는 니제르에는 통틀어 10여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28년째 니아메 국립병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대수(金大洙.60)조규자(曺圭子.59)씨 부부는 이미 이나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인이 된지 오래다. 〈本誌 4월15일字 보도〉 수도 니아메에서 사진관을 경영하고 있는 황승익(黃承益.38)씨는 매우 도전적인 사업가로 보인다.한국에서 고시공부에 실패한 뒤 직장을 전전하다 가족을 모두한국에 남겨둔 채 큰 돈을 벌어 보겠다는 야심으로 여기에 왔다. 93년6월 작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무역회사의 직원으로 파견나오면서 아프리카에 인연을 맺은 黃씨는 작은 아버지가 경영하던사진관에서 1년여간 월급쟁이로 모은 돈으로 사진관을 아예 사들여 홀로서기에 나섰다고 한다.수입에 대해서는 자세 히 이야기를하려하지 않지만 서울 고급 월급쟁이의 약 3배 정도는 될 거라고 말했다.黃씨 말고 니제르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는金榮俊(29)씨 밖에 없다.그 역시 가족을 한국에 남겨 놓고 이곳에서 사진관을 경영하는 데 오는 6월께 귀국할 것이라고 했다.지난 4년여동안 모은 돈으로 한국에서 웬만한 인쇄소 하나쯤은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야운데(카메룬)=李元榮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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