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침에>여성과 비즈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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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패션계통의 국제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필자의 하루는 프랑스.이탈리아.미국.독일.싱가포르 등에서 날라온 20여장의 팩스를 검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하루종일 내부 회의,외국 거래처 사람들과의 만남이 숨가쁘게 이어진다.
저녁 9시쯤 집에 돌아오며 비즈니스 우먼이 되기란,특히 국제무대를 뛰는 비즈니스 우먼이 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을 실감한다. 그러나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들이 너무나 많다.
미국 최대의 장난감회사인 바비社,미국 최대 의류전문매장인 더리미트그룹은 모두 여성회장이 진두 지휘대에서 사업을 이끌고 있다.미국 대부분의 유통업체.백 화점.광고회사 등도 자세히 살펴보면 최고경영자가 여성인 경우가 많다.
이들 생활산업 뿐 아니라 방송통신.정보산업.컨설팅.금융및 투자회사.광고.미디어관계.홍보.소프트웨어 개발 등 여성 특유의 기민성과 창의성이 빛을 발하고 있는 분야가 적지 않다.
따라서 한국여성들도 이제는 더이상 비즈니스를 생소하거나 소외된 분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여성이 사업을 일으키고 조직을만들어가며 치열한 경쟁속에서 시장을 개척하는 일,더욱이 세계시장을 매일같이 뛰어다니는 일이 남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나 자신 스피드가 대단히 빠른 패션마케팅을 하면서 이 분야 만큼은 한국여성의 적응력이 남성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는다.우선 사고가 훨씬 유연하며 변화에 대처하는 순발력도 좋다. 외국어 능력 역시 마찬가지다.
7년전 유럽의 패션명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할 당시우리 회사는 거의 필자 혼자 움직여 나가는 상황이었다.그러나 지금은 2백20명의 직원이 있다.무엇보다 더 큰 보람은 유럽의패션회사들과 거래하며 배운 그들의 앞선 마케팅 능력을 통해 그들의 명품을 우리나라에서 생산,역수출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이같은 경험을 우리 여성들과 적극적으로 나누고 싶다.
〈㈜성주 인터내셔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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