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외국 유학생 유치 … 기업이‘실탄’만들어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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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본 대형 기업들이 도쿄(東京)대의 ‘해외 유학생 유치 전략’을 직접 돕고 나섰다. 도요타자동차·도쿄전력·캐논·후지필름 등 일본의 대기업 15개 사가 120억 엔(약 1000억원)을 마련해 도쿄대의 해외 유학생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연구 협력에 이은 새로운 형태의 산·학 협동이다.

24일 도쿄대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각각 10억 엔(약 90억원) 정도의 자금을 출자해 모두 120억 엔의 ‘도쿄대 신탁기금’을 마련키로 했다. 원금은 개별 기업이 소유하면서 운용수익만 도쿄대에 기부한다. 투자신탁 전문 은행인 미쓰비시(三菱) UFJ은행이 기금 운용을 맡아 주식과 부동산 개발 등에 투자해 연 3.5%가량의 수익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쿄대는 연간 3억 엔가량 예상되는 수익을 아시아 출신 유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15개 기업은 도쿄대가 해외 명문대와의 해외 인재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이 나서게 됐다. 주요 원인이 도쿄대의 장학금 재원 부족이라고 본 것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2006년 3조 엔(약 27조원)의 기금을 운용해 약 4000억 엔(약 3조5000억원)의 운용수익을 올렸다. 영국 케임브리지대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기부한 250억 엔의 기금 운용수익으로 매년 230명의 해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고미야마 히로시(小宮山宏) 도쿄대 총장은 “최종적으로는 대학원생 5000명 전원에게 매년 200만 엔가량의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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