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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패션-엉덩이 노출 투명바지 선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엉덩이가 그대로 노출되는 파티드레스,초미니를 넘어선 울트라 미니,가슴 이하를 싹독 잘라놓은 것 같은 마이크로 스웨터,속옷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재킷과 바지….
세계패션이 과다노출을 넘어 「입은건지 벗은건지 모를」누드패션으로 치닫고 있다.지난해부터 등장한 배꼽티(Midriff)나 비키니패션 등 섹시룩은 올들어 더욱 과감해져 옷을 입었다고 할게 없는 벌거숭이패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파리.밀라노.런던컬렉션 등지에서 발표된 일부 디자이너들의 신작은 가위 충격적이다.등을 깊이 파다못해 노팬티의 히프가반쯤 드러난 옷이 있는가 하면 속옷을 입지않은 채 투명이나 반투명의 의상만을 걸친 경우도 있다.디자이너들의 옷자랑이 아니라모델들의 몸매자랑 잔치를 방불케 한다.
물론 이들의 실험(?)이 곧바로 대중들의 옷차림으로 이어지는것은 아니지만 지구촌의 유행 시차가 거의 없어짐에 따라 우리의의생활도 어떤 식으로든 그 영향을 받고 있다.지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배꼽티가 그 대표격이며 올여름에도 「과노출 의상」은국내 패션업계 전략상품으로 꼽히고 있다.패션전문가들은 이같은 노출모드에 대해 『세기말의 불안과 혼돈이 대중들로 하여금 인간의 몸 그 자체와 또 하나의 원초적 본능인 성(性)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만들었다』고 진단한다 .
패션디자이너 임상민씨는 『최근 몇년간 세계 패션계가 생태계보호 등 이른바 에콜로지(자연주의)풍에 매달렸다가 더 근원적인 자연이랄 수 있는 사람의 건강한 몸에 관심을 돌리게 됐다』며 이에 따라 「건강한 인체」=「자연스런 노출」의 등 식이 성립한것 같다고 지적한다.유행색상 역시 지구상의 세 인종색인 황색.
백색.흑색에 가까운 피부색으로 집약되고 있다는 것.
요즘 상품광고들에 누드가 판치고 있는 것은 인체에 대한 관심고조와 더불어 성(性)에 대한 금기가 과감히 깨져나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다.
그러나 도를 넘는 노출패션은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있기도 하다.美최대 일간지 USA투데이는 지나치게 연극적인 의상과 半누드모델로 가득찬 파리컬렉션을 『대체 옷은 어디로 갔는가』라는 기사로 꼬집었다.현재 파리에서 상영중인 佛영화 『프레타포르테』역시 파격으로 치닫는 세계패션계를 풍자하고 있는데 이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화려한 패션쇼장의 피날레를 완전 누드의 모델들이 점령하는 것으로 끝난다고.
〈李德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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