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CR-V, 렉서스 ES350, BMW 3시리즈 ‘강력 추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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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30면

소비자 신뢰 높아 중고차 팔 때 유리
혼다 CR-V

국내 인기 수입차의 美 ‘컨슈머 리포트’ 평가는

지난해 3861대가 팔려 국내 시판 수입차 중 1위를 차지한 모델이다. 미국에서도 이 차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후한 점수를 줬다. 신뢰성에서 최우수(별 다섯), 만족도에서 우수(별 넷) 평가를 받았다. 구입 후 3년간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정도를 평가하는 감가상각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컨슈머 리포트는 총평에서 “CR-V의 4기통 엔진이 경쟁 차 6기통 엔진보다 힘이 더 좋고 5단 자동 변속기는 아주 부드럽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고 호평했다. 운행 중 소음도 이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가속력을 즐기기엔 적당치 않은 차로 분석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6초로 조사됐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가장 굼뜬 것이다. 또 트렁크 적재 공간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승차감 탁월 … 핸들링은 다소 미흡
렉서스ES350

지난해 국내 판매 2위(3342대)에 올랐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이 차에 대한 평가는 썩 좋지는 않았다. 신뢰성은 보통, 만족도는 우수에 그쳤다. 신뢰성은 이전 모델인 ES330보다 오히려 나빠진 것이다.

그러나 성능 평가에선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350모델이 330모델보다 연비는 물론 가속력과 힘이 더 좋아진 결과다. 시속 96㎞ 도달 시간이 6.4초에 불과했다. 렉서스 명성에 걸맞게 승차감과 소음 평가에선 최우수 등급을 땄고 제동 성능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 정부가 실시한 충돌시험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다만 핸들링에서 보통(별 셋) 평가를 받은 게 총평 점수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컨슈머 리포트는 “6기통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가 효과적으로 결합해 힘이 넘치고 안정성 측면에선 뛰어나지만 스포티한 핸들링 맛은 찾아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명성 걸맞지 않은 일부 기능에 혹평
BMW 5시리즈

소비자 신뢰성에서 보통을 받는 데 그쳤다. 컨슈머 리포트는 “인상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실망스러운 차”라고 지적했다. BMW 모든 모델의 대시 보드에 장착돼 에어컨·내비게이션·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아이드라이브(iDrive) 시스템을 혹평했다. 이 편의 장치를 쓰는 게 너무 따분해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든다고 꼬집었다.

충돌 테스트도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미 고속도로안전협회(IIHS)가 실시한 옵셋 충돌시험(실제 많이 일어나는 사고 상황과 유사하게 차체 정면의 일부만 가격)은 우수 판정을 받았지만 측면 충돌시험(차 옆면을 가격)은 간신히 안정 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색한 평가 속에서도 엔진과 변속기 성능에 대해선 “스포츠카를 모는 맛을 느끼게 해준다”고 적었다.

국내에서는 528i모델이 가장 많이 팔리지만 컨슈머 리포트는 535i 3.0L 터보엔진 장착 모델을 평가했다.

소비자 호평 덕분에 ‘강력 추천’ 선정
렉서스 IS250

렉서스 중 가장 작은 모델이면서도 편의 장치 배치가 적절하고 마감재가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뢰성에서 최우수, 만족도에서 우수 등급을 받는 등 소비자 호평 덕분에 컨슈머 리포트는 이 모델을 ‘강력 추천’ 모델로 선정했다. 브레이크·변속기 등 개별 성능 측면에선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종합적인 평가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경쟁 차에 비해 스포티한 맛이 적어 운전을 즐기기엔 재미 없는 모델”로 지적됐다. 섹시한 맛이 없는 조강지처 타입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운전석의 안락함은 최우수 등급을 받은 반면 뒷좌석은 최저 등급에 그쳤다. 앞좌석에 신경 쓰다 보니 뒷좌석 공간이 지나치게 좁아진 데 따른 결과다. 그러다 보니 승차감 평가도 보통 등급에 만족해야 했다. 렉서스 모델 중 승차감이 중간 등급을 받은 것은 IS250과 함께 GS450h뿐이었다. IIHS의 옵셋·측면 충돌시험 결과는 모두 우수했다.

“스포티하면서도 명품 차의 풍모 갖춰”
BMW 3시리즈

BMW는 3, 5, 6, 7 시리즈 중 가장 낮은 등급인 3시리즈만 ‘강력 추천’ 모델에 뽑혔다. ‘형보다 뛰어난 아우 없다’는 우리 속담이 무색하게 5, 7 시리즈는 추천을 받는 데 그치고, 6시리즈는 추천조차 받지 못했다. 3시리즈는 신뢰성과 만족도에서 각각 우수 평가를 받았다. 컨슈머 리포트는 “3시리즈는 스포티하면서도 명품 차의 풍모를 갖추고,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모델”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변속 기능이 운전자의 의중에 한 치도 어긋남 없이 부드럽고, 핸들링도 만족스러운 것으로 평가했다. 미 정부의 충돌시험과 IIHS의 충돌시험에서 평균 이상의 안전 등급을 인정받았다. 다만 차체가 작다 보니 트렁크 적재 공간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또 렉서스 IS250과 마찬가지로 뒷좌석이 불편한 것으로 지적됐다. 컨슈머 리포트는 미국에서 많이 팔리는 325i 3.0L 모델로 테스트를 했다. 국내에서는 320i모델이 많이 팔린다.

‘최고급 차’ 명성에 못 미치는 민첩성
렉서스 LS460

렉서스 중 최고급 브랜드답게 미국에서도 각종 첨단 옵션이 장착된 모델로 유명하다. 차가 스스로 알아서 주차하는 옵션까지 장착하고 있을 정도다. 실내에서 소음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고 승차감도 최상으로 평가됐다. 또 운전자가 조작하는 데 전혀 불편이 없도록 각종 편의 장치가 깔끔하게 배치됐다는 평이다. 8단 변속기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즉각적으로 부드럽게 반응한다. 종합 주행 점수가 만점에 가까운 99점을 받았다. 그러나 핸들링은 이전보다 개선됐음에도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급시 핸들링 조작이 보통으로 평가됐다. 이로 인해 사고 예방 능력 측정에서 별 넷을 따는 데 그쳤다. 또 차체 크기에 비해 트렁크 공간이 넉넉하지 못한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이유로 컨슈머 리포트는 소비자 만족도가 최우수로 나왔음에도 “운전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모델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 美도 인정
인피니티 G35

“빠르고 스포티하면서 즐거운 차.” 주행 성능 관련 각종 실험에서 좋은 점수를 딴 것을 근거로 내린 평가다. 브레이크·핸들링·변속기 성능 부문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특히 브레이크 성능이 돋보였다. 시속 96㎞에서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는 데까지 거리가 38.4m로 측정돼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가장 제동 성능이 좋았다. 가속력도 탁월했다. 시속 96㎞ 도달 시간이 5.4초에 불과한 데다 평상시와 위급시 핸들링도 최우수 등급을 받아 스포츠카 못지않게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전 모델보다 핸들링 성능이 향상된 게 눈에 띈다. 다만 주행 능력에 역점을 두다 보니 승차감과 소음에선 각각 우수 등급을 따는 데 그쳤다. IIHS의 충돌시험 결과는 옵셋 충돌만 나와 있는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실내 공간이 그다지 편안하지 못했고 트렁크가 작은 게 흠이다.

가격 대비 만족도 높은 차로 정평
혼다 시빅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차로 해마다 선정되는 스테디 셀러. 그러나 해가 갈수록 옵션이 고급화되면서 구입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뢰성은 최우수, 만족도는 우수 등급을 받았다. 혼다 CR-V처럼 중고차 값이 비싸 감가상각 측면도 최고 점수였다. 컨슈머 리포트는 이 차를 소형차 중 최고로 꼽아 ‘강력 추천’ 모델에 포함시켰다. IIHS 충돌시험에서 옵셋과 측면 충돌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획득했다. 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ABS)와 커튼 에어백 등 안전 장치가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핸들링과 승차감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차체가 작은 편이다 보니 소음과 트렁크 적재 공간은 보통 등급을 받았다. 또 1.8L 5단 자동변속 모델의 경우 시속 96㎞까지 도달 시간이 10.1초로 가속 능력이 충분치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컨슈머 리포트 테스트는 시빅 1.8L 모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내에서 많이 팔린 시빅 모델은 2.0L이다.

성능에 견줘 美 소비자 평가는 안 좋아
폴크스바겐 파사트

국내와는 달리 미국 소비자들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신뢰성과 만족도가 각각 최저 등급(별 하나)과 보통 등급을 받는 데 그쳤다. 컨슈머 리포트는 “이전 모델에 비해 많이 좋아졌지만 소비자 신뢰성과 만족도가 좋지 못해 추천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추천하지 않을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이 잡지의 관행에 비춰 볼 때 이례적이다. 인색한 소비자 평가에도 불구하고 컨슈머 리포트의 테스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브레이크·핸들링·승차감·소음 등에서 모두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종합 주행 점수가 89점으로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상위 10개 모델 중 3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IIHS 충돌시험도 너끈히 통과했다. 그러나 변속기어가 중립인 공회전 상태에서 기어를 드라이브 모드로 바꾸고 출발하면 약간 멈칫하는 게 단점으로 꼽혔다. 컨슈머 리포트 테스트는 3.6L 모델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국내에서는 2.0TDI 모델이 잘 팔린다.


컨슈머 리포트는 미국 소비자협회(Consumer Union)에서 발행하는 월간지로 자동차·가전제품 등을 중점적으로 분석한다. 광고를 일절 게재하지 않고, 조사 대상 물품을 직접 구매해 분석하기 때문에 소비자 전문지로는 최고의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자동차 구입을 위해 270만 달러(약 25억원)를 썼다. 구입한 자동차에 대해선 수 개월에 걸쳐 주행·제동 성능, 연비 등을 꼼꼼히 측정한다. 이와 함께 미국 내 130만 명 회원을 대상으로 소비자 신뢰도와 만족도를 조사한다. 이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강력 추천 ▶추천 ▶추천 없음 등 3개 등급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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