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총리 일문일답] “과거 반성할 건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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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사진)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25일 양국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후쿠다 총리는 경제와 외교 등 다양한 방면에서 전면적으로 협력하자고 제안할 방침이다. 그는 “양국이 협력하면 미래에 큰 가능성을 발휘할 것”이라며 “이 당선인과의 만남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한국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앞으로 새로운 한·일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나라여서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순탄치 않은 부분들이 있었다. 앞으로는 우호 관계를 심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한국 국민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 ‘일본이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새 대통령의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면서 과거를 직시하고 반성할 것은 하겠다.”

-보다 명확한 표현으로 과거를 사과할 의향은 없는가.

“진실을 중시하고 역사에 겸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말로 사과하는 것이 좋은지,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은지는 누구나 잘 알 수 있다. 일본이 전후 60여 년간 걸어온 길을 봐달라. 그동안 국제 사회에 평화와 협력을 위해 노력해 왔다 .”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의 구체적인 방향은.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협력은 큰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더 크게 할 것인지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어떤 협력을 할 것인지 함께 생각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나가야 한다. 한·일 양국이 동시에 직면하고 있는 북한 문제도 양국이 협력해야 해결된다 .”

-고이즈미·아베 정권 시절의 대북 강경책은 어떻게 바뀌나.

“북한 문제는 끈질기게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 고이즈미 총리 시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교환한 ‘평양선언’의 문서 내용을 나의 재임 중 실현하고 싶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북한에도 나쁠 것이 전혀 없다. 핵 문제는 한국은 물론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역시 대화로 풀겠다. 다만 일본인 납치자들의 가족을 생각하면 하루속히 북한에 해결을 촉구하고 싶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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