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10여州 한국 반도체공장 유치경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미국에서 반도체공장 부지를 물색해 온 국내 반도체업계가 현지州정부들의 경쟁적인 공장유치 활동으로 가장 유리하게 공장부지를선택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현대전자등이 각각 10억~15억달러를 들여 16메가.64메가 반도체 일관생산공장을 연내에 확보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지난달부터 콜로라도.유타.텍사스등10여개州가 일제히 공장유치를 위한 로비에 나섰 다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들은 대부분의 현지 州지사와 시장(市長)들이 지역 언론을 통한 보도공세와 함께 직접 프레젠테이션(유치설명회)활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이들 美지방정부는 공장을 유치할 경우 2천~3천명의 일자리를 얻는데다 지역경제 도 활성화되는 이점을 고려,우리 업체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우대제도)를 내걸고 있다.
현대전자 반도체 기획실의 한창석(韓昌石)이사는 『최근 아이다호.유타.캔자스.앨라배마등 첨단산업 유치에 나선 지역 관계자들이 수억달러의 장기저리융자를 「히든카드」로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고 밝혔다.
이들 州정부는 융자규모를 처음에는 1천만~2천만달러 가량을 제시하다가 본격협상 때 경쟁적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삼성의 반도체지원실 최창호(崔昌浩)상무는 『州정부들의 활동을보면 기업과 똑같다.사장은 州지사다.우리가 접근하기도 전에 지반구조.전기및 수도시설과 대기환경 등 완벽한 자료를 갖고 제시해와 우리측이 오히려 할일이 없어 무색할 정도』 라고 말했다.
영업세와 재산세 면제(또는 경감)등 혜택은 이들 州정부가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조건이다.
행정절차가 복잡한 한국의 실정을 간파한 일부 州지사들은 기업활동에 필요한 각종 행정절차 등을 단번에 처리해주는 「원스톱」서비스를 제시해 오는 경우도 있다.
삼성.현대전자는 현재 이들 지역간의 유치경쟁이 치열하고 이해관계가 예민해 직접 접촉을 피하고 현지 컨설팅업체를 통하고 있으며 기왕나온 조건외에 범죄율.지역문화등 종합적인 환경조사를 벌이고 있다.
李重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