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언니들을 부자로 만들어 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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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재테크 광풍의 시대다. 언제부턴가 ‘배고픈 소크라테스’는 무능력의 표상이 돼버렸다. 우아한 현재 생활과 안락한 노후 생활은 누가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온 국민이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한 꺼풀 벗겨놓고 보면 아직도 재테크나 투자는 남성들의 영역이다. 여성들의 투자는 열심히 벌고 아껴 쓰는 데서 큰 진전이 없다. ‘재테크보다는 혼(婚)테크가 더 낫다’는 착각도 유행한다.

『여자 재테크 쇼핑하듯 즐겨라』(사진)라는 제목의 책은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외친다. 아름답고 우아한 생활을 갈구한다면, 여성들도 재테크 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앙일보 증권팀에서 2년간 투자와 재테크 관련 기사를 써온 저자는 여성들이 재테크 강물에 발을 담그지 못하는 이유가 ‘원금 보장 욕구’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원금 깨지는 일은 두 눈 뜨고 못 보겠다는 성향이 지배하는 한 투자는 ‘먼 나라 이웃 나라’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런 ‘언니’들에게 저자는 ‘재테크도 쇼핑하듯 쉽게 접근해보라’고 조언한다. 사실 두려움은 대체로 ‘무지’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쇼핑처럼 알고 보면 별거 아닌 게 재테크다. 다만 관심과 인내심이 필요할 뿐이다.

재테크 왕초보들을 위한 저자의 배려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쉽다. 그냥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기초가 쌓이는 책이다.

최고의 재테크 백과사전이 되겠다며 욕심을 부리지도 않는다. 자금 부족으로 투자가 버거운 부동산,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확정금리 상품 등 당장 실전에서 써먹기 힘든 투자 얘기는 아예 뺐다. 재테크 초보자가 주로 활용할 수 있는 펀드·주식·보험 등에 대해서만 짚었다.

그러나 환매의 원칙, 수익률을 높여주는 일곱 가지 의심, 자산운용협회 홈페이지 이용법, 투자설명서 보는 법 등 투자하는 데 꼭 필요한 기본 사항은 하나도 빼놓지 않았다. 실생활에 당장 써먹을 팁도 풍부하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추천사를 통해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여성들을 위한 좋은 길잡이인 데다 읽는 재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재테크 지침서”라는 평가를 내렸다.

최현철 기자 chdck@joonga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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