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휘, 정대세 막고 … 박주영, 밀집수비 뚫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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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남북한 축구가 20일 격돌한다. 20일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2차전(오후 9시45분·한국시간, SBS 생중계)에서다. 이번 남북한 경기는 다음달 26일 평양에서 열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맞대결을 앞둔 전초전이기도 하다.

한국은 첫 남북 대결이던 1978년 12월 방콕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0-0으로 비긴 이래 5승3무1패로 앞서 있다.

▶전력 노출 불사하는 양팀 사령탑들=월드컵 예선 평양 경기에서 조 1위를 놓고 맞붙어야 할 두 팀은 이번 동아시아대회에서 전력 노출을 불사하고 정면대결을 벌일까. 일각에서는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 전력을 모두 보여줄 필요가 있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두 감독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허정무 감독은 해외파가 없는 상황이지만 국내파 젊은 선수들로 최상의 전력을 꾸려 북한전에 나설 계획이다. 김정훈 북한 감독은 “어떤 팀을 만나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직접적으로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일단 자존심이 걸린 동아시아대회에 전념하는 두 감독이다. 20일 중국과 일본이 비길 경우 한국은 북한을 잡으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다.

▶4-2-3-1 포메이션 구상=중국전서 2골을 뽑아낸 박주영(서울·사진右)은 북한의 밀집 수비를 뚫고 두 경기 연속 골에 도전한다. 허 감독은 북한전에서는 4-2-3-1포메이션을 구상 중이다. 3-4-3포메이션을 썼던 중국전과 변하지 않은 것은 최전방에 박주영을 놓는다는 점이다. 북한은 3-4-3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지만 실제 경기 중에는 극단적인 수비전술인 5-4-1포메이션을 쓴다. 최전방의 정대세를 제외한 9명이 수비수인 셈이다. 볼을 몰고갈 공간조차 없을 만큼 촘촘한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한 박주영의 창조적인 공간운영 능력이 필요하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관우(수원)가 뒤를, 염기훈(울산)·이근호(대구)가 좌우를 받치게 된다. 투르크메니스탄전 2도움, 중국전 2골. 박주영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노린다.

▶곽태휘, “골보다는 수비다”=두 경기 연속 2골로 ‘골 넣는 수비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곽태휘(전남·사진좌). 북한전에서는 본연의 임무인 수비로 돌아간다. 특히 북한 원톱 정대세(가와사키)를 봉쇄하는 게 그의 임무다. 북한은 수비에 치중하다 정대세를 활용한 역습을 시도한다. 중앙수비수인 곽태휘의 1차 임무는 강한 압박으로 정대세가 오래 공을 끌 수 없게 하는 것. 큰 키(1m85㎝)를 활용해 정대세와 공중볼을 다투는 것도 그의 일이다. 또 한 명의 중앙수비수인 강민수가 나머지 부분을 맡는다.

충칭=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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