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응시 초만원… 시험관리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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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지원해 좋긴 하지만…." 대구시 총무과의 홍승활 고과담당은 오는 21일 대구시 9급 공무원 채용시험을 앞두고 고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유례 없는 지원자가 몰려 문제 출제, 고사장.시험감독 확보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에 수험생이 대거 몰리면서 시험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시의 경우 9급 181명, 기능직 99명 등 모두 280명 모집에 1만5193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54.3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치른 같은 시험의 지원자 8077명(209명 모집)의 두배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인원이다

시는 최근 대구시내 각 학교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시험 장소로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한 끝에 대구공고.경북기계공고 등 시내 10개 고교를 고사장으로 확정했다.

시 관계자는 "휴일에 자율학습을 하는 학생이 없거나 학교 시설을 각종 단체의 행사용으로 빌려 주지 않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감독 요원도 900명에 이른다. 시 본청과 사업소.구청에 감독 요원 선발을 의뢰했다. 응시생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도 큰 고민이다.

경북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24일 마감한 9급 공무원 채용시험에 사상 최대인 2만6354명(모집인원 1035명)이 응시했다.

오는 21일 가장 먼저 치르는 토목.농업 등 기술직 시험에 3400여명이 응시해 당장 고사장 구하기가 발등의 불이다.

지난해 4월 치른 같은 시험엔 불과 469명이 응시해 별 문제가 없었다.

5월에 예정된 행정직 시험엔 1만8000여명이 응시한 탓에 교실을 확보하지 못해 경북지역 두 도시에서 시험을 치러야 할 판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우편으로 접수된 수험생 원서를 분류해 접수증을 우편으로 되돌려 보내는 데만 20여명의 아르바이트생이 꼬박 3일간 일했을 정도"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도는 기술직 시험을 경산시에서 치르기로 하고 4개 학교를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시.도 관계자는 "경제난.취업난 때문에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여서 당분간 시험 관리의 어려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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