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목] 새 야심작 북미·유럽서 부진 … 연일 신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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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한때 인터넷 업종의 대장주로 불리던 엔씨소프트가 연일 추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600원(1.53%) 하락한 3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6월 9만원 선을 넘보던 주가는 60% 이상 하락했다. 2003년 7월 이래 최저 수준(무상증자 등 감안한 수정 주가 기준)이다.

5년 이상을 공들여 내놓은 새 게임 ‘타뷸라라사’의 부진한 성적이 주요 원인이다. ‘리니지’ 시리즈 이후 이렇다 할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차기 캐시 카우(수익 사업)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게 빗나갔다. 타뷸라라사는 지난해 11∼12월 북미·유럽시장에서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예상치(100억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대신증권 강희록 연구원은 “북미·유럽시장의 게임산업은 초기 매출이 얼마인지에 따라 향후 수익성이 판가름나는데, 이번 타뷸라라사의 초기 시장 장악 실패는 엔씨소프트의 성장 동력 확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새 게임 ‘아이언’의 유료화도 난제다. 제값을 받자니 이미 싼값에 게임을 내놓은 한빛소프트 등 다른 게임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릴까 우려된다. 이 때문에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2분기에 시작할 예정이던 유료화 일정을 지난해 4분기로 1차 연기했다가 올해 2분기로 2차 연기, 또다시 올 3~4분기로 3차 연기했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게임 유료화 일정의 빈번한 지연은 게임 성공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목표주가도 7만2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40% 이상 낮췄다. 반론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주가는 신규 게임의 흥행 불확실성 위험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떨어졌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8만3000원을 유지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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