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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主 관료 후보모시기 잘돼가나-與圈몰래 007영입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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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외부인사 영입에 기울이는 노력은 각별하다.이기택(李基澤)총재는 최근 관훈토론회에서 『당 기반이취약한 지역에서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바 있다.
특히 후보감이 넉넉한 편인 호남을 제외하고 경합지역인 서울.
경기.인천,열세지역인 충청.영남권에선 외부인물찾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외부인사 스카우트작업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대부분 지역에서 민자당과 경합을 벌여야 하고 당내 출마자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때문에 외부인사 영입에는 갖가지 아이디어가 동원되고 있다.그리고 성공한 후에는 끈질긴 사후관리와 보안유지에 나서야 한다.
이번에 그만둔 진영호(陳英浩)성북구청장 영입을 위해 신계륜(申溪輪.성북을)의원은 밤늦게까지 술을 함께 마시며 삼고초려(三顧草廬)를 했다.
여당의 비슷한 공세에 마음이 안놓인 申의원은 민주당행이 결정되고서도 陳씨에게 제주도 3박4일 여행을 권유,여당의 추적을 따돌렸다.
김종완(金鍾完.송파을)의원도 무소속행을 고집한 김성순(金聖順)前송파구청장을 설득하면서 사흘간의 여행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게 했다.
이렇게 해서 어느정도 기울어졌다 싶으면 지구당에서는 바로 공천을 해버리는 기동성을 발휘한다.성북갑.을지구당은 당내 인사인장수완(張壽完)당기위원장등의 반발이 거세자 구청장 사퇴 사흘만인 지난 1일 후보자선정위에서 표결로 陳씨를 확 정해버렸다.
전병헌(田炳憲)조직국장은 『전직관료 영입은 007작전을 방불케 한다』며 『당에서도 보안을 위해 한꺼번에 전격발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런 방법으로 확정한 영입인사는 서울의 경우 사퇴한14명의 구청장중 陳前청장이외에 김동일(金東一.중구).이정규(李政奎.서대문).김성순(金聖順.송파).반상균(潘尙均.금천)씨등7명에 이른다.
경기도는 성남(金炳亮前시장)과 부천(金汰洙前시장)등의 시장후보가 정해졌고,호남에서도 전주와 순천시장후보로 김용신(金容信)前정주시장과 허선(許宣)공정거래위 과장등을 교섭중이다.
물론 외부인사 영입에는 개인적 인연이 총동원된다.서울시장후보의 경우 이회창(李會昌)前총리 영입작전에 갖가지 연줄이 움직이고 있다.
권노갑(權魯甲.목포)부총재는 부인 박현숙(朴賢淑)씨가 李前총리의 부인과 경기여고 동창이란 점을,이종찬(李鍾贊).정대철(鄭大哲)고문은 李前총리와 경기고 선후배 사이인 점을 인연으로 삼고있다. 반면 천려일실(千慮一失)로 영입 도중 정보가 새나가 인물을 놓치기도 한다.동작구의 경우 전직 구청장인 L모씨 영입이 거의 결정됐으나 여권이 눈치채고 뛰어들어 무산된 경우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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