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考試村 도박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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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러시아 작가 도스토예프스키가 도박과 낭비벽에 깊숙이 빠져들기시작한 것은 처녀작『가난한 사람들』을 비롯한 초기작들이 잇따라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부터였다.투르게네프등 저명한 인사들과 사귀고 사교계에 드나들면서 이 청년작가는 지나친 자만심과자부심을 갖게됐고 그것이 그를 방탕의 길로 이끌었던 것이다.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에야 그의 삶과 문학은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게 되는데 그후의 첫작품이『죄와 벌』이다.
불후(不朽)의 명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방탕했던 젊은 시절 체험이 배경을 이룬다.
고리대금업자인 노파를 살해한 라스콜리니코프는 시베리아로 유배될 때까지 자신의 죄를 의식하지 못하는데 이것이 곧 도스토예프스키의 젊은 시절 모습인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작품이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법을 어기는 모든행위,곧 모든 죄악은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냐의 존재가 암시하는 것처럼 모든 죄악은 기독교적인사랑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 이 또한 이 작품의 본질이라고할 수 있다.
꼭『죄와 벌』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법과 사랑은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법에도 눈물이 있다』거나 『죄는 미워해도 사람을 미워해선 안된다』는 따위의 말들도 기본적으로 법이 사랑에 바탕을둬야 함을 의미한다.사랑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죄를 짓는 것처럼 사랑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법을 다루거나 법을 집행하는 입장이 돼선 안되는 것이다.
법을 다루고 집행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고시공부를 하는 젊은이들이 상습도박을 벌이다 검거된 사건이 충격을 주는 것도 그 까닭이다.그들의 범법(犯法)이 사랑의 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라면,만약 그들이 목표한 바대로 고시에 합격해 법을 다루거나 집행하는 입장이 됐을 때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가령 도박판에는 끼어들더라도 열심히 공부해,혹은 운이 좋아 고시에 합격하는 경우 상습도박자등 범법자를 다루게 됐을 때 눈딱감고 무거운 벌을 줄 것인가,아니면 「동류의식」이 발동해 가볍게 처벌할 것인가.「법은 사랑처럼/어디 몽웁鶴■■■■웁鶴■■■躁웁鶴멕糖■■웁鶴■■■躁■斬조■<중앙탑>民自“밀실공천 없다” ○…민자당은 3일 準광역시등 비중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의 단체장후보 인선에 중앙당의 입김이 강할 것이라는 당내여론을 의식한듯『밀실공천은 없다』며 무마에 안간힘.
김덕룡(金德龍)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기초단체장 후보결정은 밀실공천을 배제하고 공개된 형식을 거칠 것』이라며『중앙당의「협력」은 있을지언정「개입」은 없다』고 언급.
金총장은 이어『뜻있는 사람에게 모두 기회를 주겠다』며『그러나도덕성에 문제있는 사람이 추천되면 지구당에 재선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여 여전히「개입」에 여운.
한편 김윤환(金潤煥)정무1장관은『기초는 모르되 광역선거는 정당이 적극 개입하므로 어떤 형태로든 중간평가 형식이 되지않겠느냐』고 피력.
〈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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