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산다>뮤지컬배우 유보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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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뮤지컬 붐을 타고 뮤지컬 전문배우들의 활약이 대단하다.다음달5일부터 공연되는 뮤지컬 『데카메론』의 주연배우 유보영(25)도 그중 한명이다.
『욕심이 많아 뮤지컬 배우가 됐어요.가수도 하고 싶었고,연기에 무용까지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뮤지컬 배우가되려면 발레는 기본이고,성악.연기수업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유보영은 욕심이 많아 뮤지컬을 하게 됐다고 말하지만 나름대로 피나는 훈련을 거쳐 무대에 섰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데카메론』을 위해 맹연습중인 요즘 그의 하 루는 마치 운동선수의 트레이닝 같다.아침9시 문예회관 대강당 지하실에서 시작되는 트레이닝은 이 작품을 위해 내한한 러시아 안무가 타티아나의 스파르타식훈련으로 이루어진다.오후1시 근처 식당에서 육개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면 곧 장 오후 성악훈련을 하고,이어 밤9시30분까지 블로킹(극연습)에 열중한다.일요일도 평일처럼 연습할 수밖에 없다.
『뮤지컬은 체력이 중요해요.윗몸 일으키기.발레 바 등으로 체력을 기르죠.』 그는 부상에 대한 염려도 떨쳐버리기 힘들다고 고백한다.무릎과 발목관절은 항상 뮤지컬 배우들을 위협한다.91~92년 『캐츠』공연때는 체력이 떨어져 보약을 달여먹었을 정도다.보약을 지어준 부모님은 다행히도 『시집이나 가라』고 채근하기 보다 『끝까지 해보라』며 딸의 처지를 이해해 주었다.
체력이 허락하는 한 뮤지컬 무대를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지만 나이는 어쩔 수 없다.30대 중반이면 춤추고 노래하기에는 힘든 환갑쯤 되는 나이라고 한다.그는 그때쯤이면 연극무대로돌아갈 계획이다.
그는 『뮤지컬 전문배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흥행만을 위해 스타급 탤런트들을 뮤지컬에 끌어들이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뮤지컬의 질적향상이나 전문배우의 양성을 위해서는 그들의고유영역을 지켜주고 키워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다.현재 뮤지컬 배우들의 대우는 그 희소가치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수준이다.그는 『아직 배고픈 직업의 하나』라고 솔직히 말한다.서울태생으로 무학여고.서울예전을 나왔다.1m62㎝,47㎏의 날렵한 몸매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매력.1남2녀 중 막내로 올해 안에 결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李順男기자.사진 吳東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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