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바레인을 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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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열사의 나라」 바레인이 손짓하고 있다.
한때 「중동의 홍콩」으로 불리던 바레인이 인근 두바이에 그 명성을 뺏긴후 요즘 명예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오일달러보다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관광수입을 겨냥,회교국으로서 그동안 굳게 닫아온 풍습과 문화의 장막마저 과감히 걷 어내고 있다. 바레인의 인구는 50만명,면적이 6백92평방㎞.제주도보다 작은 섬나라다.
하루 이틀의 짧은 기간에 중동의 맛과 멋을 섭렵할 수 있다는점이 매력.
수도 마나마에는 중동 특유의 건축양식,문화유적,독특한 생활양식,술과 「여자의 자유로움」을 허용해 아랍인들에게는 「파라다이스」로 통하고 있다.
바레인이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유적지는 회교사원 알파테 그랜드 모스크.88년 2천2백만달러를 들여 완성한 이 사원은 한꺼번에 7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매머드 규모.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가장 흥미를 끄는 유적지는 모래무덤群.무덤유적지는 수도 마나마에서 자동차로 30여분거리의 아알리마을에 있다.
1만7천여기나 되는 모래무덤군은 면적만도 바레인섬의 5%를 차지하는 30평방㎞.대부분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어 당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또 바레인 역사의 아픈 상처를 보여주는 아라드요새는 15세기말 아랍건축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귀중한 건축유산이다.
80년대에 복구된 후 관광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이밖에 17세기에 세워진 리파요새,전설이 담긴 바레인요새,최근에 발굴.복원된 바르바사원 등도 들를만한 유적지다.
***관광지 도심에 있는 국립박물관은 바레인의 지나온 역사를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곳.88년에 개관된 박물관 1층에는 모래무덤군을 그대로 옮겨다 놓고 내부를 공개,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또 걸프전 당시 바레인지역에 떨어졌던 이라크의 스커 드미사일 잔해도 있다.
현 바레인왕인 알 칼리파 국왕이 30년대까지 사용했던 알 자사라 저택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코스.1층에는 왕과 가족들이 사용했던 거실과 집기가 있고 2층에는 왕의 침실이 옛날 그대로보존되어 있다.
잘라크지역의 국왕 별장도 보지 않으면 손해다.이른바 킹비치라고 부르는 이 별장의 입구에는 무장한 경비병이 삼엄한 통제를 하고 있다.그러나 한국인이라면 그대로 통과시켜 준다.한국의 국력을 실감케 해주는 기분좋은 곳이다.서구인들 외에 아시아에서는한국인과 일본인들만 출입이 가능하다.이곳에서는 음료수도 무료.
운좋은 날은 국왕도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그러나 사진촬영은 금지.
또 하나의 명물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을 잇는 킹 파자드 코스웨이.바다 위에 건설된 이 도로는 걸프지역의 청량함을 느낄수 있는 길이 25㎞의 드라이브코스.
한국건설업체가 수주했더라면 우리나라 경제지도가 변했을 만큼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도로다.
***여행메모 주3회 홍콩이나 방콕에서 바레인으로 가는 걸프항공이 있다.국내는 범세항운(02(779)1674~5)에서 취급.마나마에는 40개의 호텔이 있고 쇼핑센터는 야팀센터.아딜라플라자.알자이나 플라자 등이 1급지.바레인은 진주와 금이 유명하다.유럽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옷.구두의 가격은 비교적 싼 편.도심 골목에는 「수크」로 불리는 바레인 전통상점도 많다. 한국식당은 국내에서 배구감독을 지낸 오한남(吳漢南)씨가 운영하는 아리랑식당(○252600)이 유일하다.택시는 타기 전에가격을 협상해야 한다.그대로 타면 십중팔구 바가지다.인구 75%를 차지하는 수니파의 간헐적인 시위로 정정은 다 소 불안한 편. [바레인=方元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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