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다카르랠리>5.끝 1만1백KM대정정 8위로 골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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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레이스 12일째인 1월12일.모리타니의 아윤엘아트루스에서 세네갈 국경 바켈까지 5백47㎞구간은 사바나지대로 도로주변은 잡목으로 덮여 있었다.가끔 원숭이와 이름모를 새들이 삭막한 사막의 지루함을 덜어 주었다.
랠리는 어느덧 종반전,열기는 절정에 달했다.시트로엥의 라티그는 마지막 역전을 노리는 미쓰비시팀 삼총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종합선두를 굳게 지켰다.
쌍용 무쏘도 이날을 10위권 진입의 승부수로 생각하고 바짝 고삐를 죄었다.그 결과 상위권차들이 도중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속출한 가운데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한 우리팀은 드디어 10위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심해질 일본측의 견제가 문제였다.아니나 다를까.무쏘 1호차의 드라이버 비스마라가 지난해 코란도훼미리로8위를 거둔 사실을 알고 일본팀은 종반전에 접어들자 갈수록 두각을 나타내는 우리팀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기 시작 했다.
일본팀의 견제에도 아랑곳없이 우리팀의 선전은 조직위와 캠프장에서 화젯거리로 등장했다.
「새로운 랠리 강호」-.무쏘팀은 이렇게 불리기 시작했다.
13일과 14일은 바켈에서 기니의 라베를 거쳐 세네갈의 탐바쿤다까지 총1천4백52㎞의 최대 고비가 될 최장의 마라톤 구간. 세네갈 사바나에서 기니의 열대우림으로 싸움터가 옮겨지면서 순위다툼은 더욱 불을 뿜었다.
이미 네차례의 우승경력을 가진「사막의 라이언」바타넨은 경기종료를 이틀 앞둔 13일 경기에서 코스를 이탈,탈락하는 비운을 맛보았다.
이 덕분에 무쏘1호차는 종합9위로 한단계 올라설 수 있었다.
1월15일 결전의 날이 밝았다.
세네갈 탐바쿤다에서 수도 다카르까지 5백30㎞의 최종구간.
우리팀은 최후의 결전장으로 출발하기 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선두 시트로엥의 라티그는 2위 미쓰비시 사비와의 세시간이 넘는 시차를 최대한 활용하며 안전한 레이스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면서 사비를 3시간24분53초 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종합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순위다툼은 10위권에서 불꽃 튀었다.7위부터 10위까지의 시간차가 아주 근소해 마지막까지 순위를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우리팀은 전날까지 16분01초 차로 8위를 달리고 있는 미쓰비시팀을 추월하기로 작전을 세우고 대반격을 가해 무쏘 1호차가최종구간에서 6위라는 호성적을 마크,1분36초 차로 미쓰비시팀을 누르고 종합8위로 경기를 무사히 마감했다.지 원트럭 2대도모두 완주함으로써 지난해 코란도훼밀리의 종합8위에 이은 또 한차례의 쾌거를 이루었다.
레이스 결과 8위를 차지한 한국을 제외하고 1위부터 15위까지 프랑스와 일본팀이 모두 휩쓸었다.
이로써 프랑스와 일본이 종횡무진 누빈 파리~다카르랠리에서 한국이 당당하게 제3위의 랠리강국으로 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15일간의 경기는 너무도 힘들고 어려운 나날들이었다.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세네갈 다카르까지 1만1백9㎞의「죽음의 랠리」.모래폭풍에서의 삶은 또 다른 생명에의 외경을 일깨워주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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