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오염 심각하지 않다-英서 서적3권 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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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환경문제가 인류 최대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영국에서는 환경오염이 일반인들이 우려하는 것만큼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는 논조를 담은 서적 3권이 나란히 출간돼 기존의 환경논의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저명한 환경전문 저널리스트인 리처드 노스의 『지구의 삶』(Life of a Modern Planet),경제학자인 윌프레드베커만의 『작은 것은 어리석다』(Small is Stupid),저널리스트 매트 리들리의 『지구 속으로』(Do wn to Earth)가 바로 그 책이다.이 책들은 인구증가나 지구온난화,그리고 생태계문제에 있어 한결같이 낙관적인 견해를 보인다.폭탄으로까지 우려되는 인구증가도 1백억명까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노스의 『지구의 삶』은 기아문제나 환경오염,동.식물 멸종등을대하는 사람들의 시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한다.실제로 세계 각국의 노력을 살펴보면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예컨대 영국은 앞으로10년동안 온실효과를 부르는 가스의 방출량을 10% 줄이기로 결정했다.
노스는 현재의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를 지난 70년대 인구가 급증할 때 논의됐던 기아문제에 비교하고 있다.지구촌에서 기아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원인은 당시의 우려처럼 인구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고 전쟁이나 무능한 정부 때문이 라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노스는 생물공학의 발달로 지구 인구가 현재의 두배까지 늘어나도 전혀 문제되지 않을 뿐 아니라 다음 세기의 어느 시점에 가면 인구증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그는 환경문제의 최대 원인이 지구촌 일부 지역의 빈곤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영국정부의 환경오염위원회 위원을 맡았던 베커만의 『작은 것은 어리석다』는 환경과 경제성장은 전혀 상충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다만 세계 각국이 지구 온실효과 문제를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대처하면 지구 환경문제도 슬기롭게 극복될 수있다는 논지를 펼친다.
『지구 속으로』의 저자 리들리는 국영기업과 사유기업의 환경관리 현실을 비교하면서 국유화조치가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한다.리들리는 환경운동가들이 환경보존이 현대인의 최대과제라고 외치기만 할 뿐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데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특히 그는환경론자들의 주장은 대부분 낡은 사회주의의 이념을 단지 새로운옷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녹색주의자들은 시장경제와사유화의 확대로 오염이 가속되기 때문에 정부의 환경보조금을 대폭 늘리고 가능하면 국유화 조치로 더 이상의 타락을 막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는 매우 순진한 생각이라고 반박한다.이는 동구권 몰락이전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그는 『국유화와 중앙통제는 환경의 적이지 결코 친구가 될 수 없다』고단언한다.
이 책들의 내용을 보면 저자들이 반환경운동가처럼 비춰지지만 이들도 누구 못지 않은 환경보호주의자들이다.저자들이 경계하는 것은 다만 환경주의자들의 교조주의적 경향이다.환경문제에 지나치게 매달리다가 빈곤등 지구촌의 다른 많은 문제를 외면하는 결과가 돼서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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