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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으로 수업한다-원당國校 李貞均교사 國內 불모지에 새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신문은 살아 있는 교과서-.
경기도 고양시 원당국민학교 이정균(李貞均.36)교사는 학습지도에 활용할 생생한 자료를 찾기위해 매일 어린이들과 함께 신문과 씨름한다.
46명의 어린이들이 저마다 신문을 뒤적이며 여기저기 오려내고있는 원당국교 2학년1반 교실.신문을 활용한 교육(NIE Newspaper In Education)효과가 위력을 발휘하는 현장이다.어린이들은 李교사의 설명대로 사진.만화 .광고.한자.
영어.방송프로그램.사람 이름과 도시 이름 각각 10개 등을 오려내 4절지 크기의 종이에 붙이면서 마냥 즐거운 모습이다.잇따라 붙여둔 네장의 사진은 이튿날 이야기 꾸미기 수업,방송프로그램은 가족들의 하루 생활계획표 만들기 에 각각 이용될 교재.웃고 떠들며 신문을 오려붙이는 사이 어린이들은 어느새 문자의 다양성을 익히면서 수업재료도 만든 셈이다.
『영상세대라 그런지 점점 책읽기를 싫어하고 뭐든 즉각적.감각적으로만 반응할뿐 차분히 생각해서 조리있게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는 요즘 어린이들이 몹시 걱정스러웠습니다.』 4학년 담임을 맡았던 지난해 李교사는 어린이들의 창의성과 논리적 자기표현력을길러주고자 여러모로 고민한 끝에 신문을 이용한 수업 아이디어를짜냈다. 교과서의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꾸며보라면 참고서의 해답과 별 다름없는 천편일률적 이야기를 하던 어린이들이 신문의 사진이나 그래픽을 오려붙여 이야기를 꾸며보라면 각양각색의 기발한「창작품」을 만들어 냈다.한자공부도 교사가 칠판에 써준 대로베껴쓰는 대신 각자 신문에서 몇자씩 골라 쓰라니까 학년말께는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큰 어려움없이 일간신문을 읽게됐다.
기상예보 기사는 날씨와 저기압.고기압,해외여행광고는 세계 지리와 환율계산법 익히기에 일품.기사의 제목을 안보이게 지운뒤 자신이 제목 달아보기,일기예보 기사를 TV 보도체로 바꾸기,인터뷰기사에서 자신이 기자였다면 어떤 질문을 했을지 ,광고문안에억지나 과장은 없는지… 『하루치 신문만 가지고도 60여가지 교재로 활용할수 있습니다.특히 中央日報가 3개 섹션으로 바뀐후로는 수업교재로 활용하기가 더욱 좋아졌어요.신문이란 비길데없이 훌륭한 교재인데도 일부 고교에서 신문 사설을 논술수업에 활용하는 정도로 그치는 것은 큰 손실입니다.』 李교사가 자신의 경험을 정리한 『신문으로 공부하자』(도서출판 민 刊) 책자는 한국최초의 NIE지침서.좀더 많은 현장교사들이 신문을 교재로 활용할수있게 하려면 지도방법등이 구체적으로 정리돼야 하나 우리나라의 NIE는 불모지나 마찬 가지다.지난해 5월 한국신문편집인협회는 교육부에『NIE운동을 효과적으로 펼수있는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이에 대해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하겠다던 교육부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 NIE를 위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 고있다.
그러나 미국.일본.호주등 선진국에서는 50년대부터 국가.사회적 지원으로 신문이 교육현장에서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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