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신청 … 서울 은평갑 16대 1 최고 경쟁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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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마감된 한나라당 공천 신청은 창당 이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만큼 재미있는 기록도 쏟아졌다.

신청인 1173명 중 최고령자는 77세의 김두섭 전 의원이다. 그는 고향인 경기 김포에 도전장을 냈다. 김 의원은 5~8대, 10~13대 총선 등 국회의원 선거에 모두 일곱 번 출마해 낙선한 뒤 14대 총선 때 첫 금배지를 달아 7전8기라는 말을 낳았다. 2004년 17대 총선 때도 같은 지역에서 자민련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경기 양주-동두천에 공천 신청을 낸 권우호씨는 29세로 최연소 신청인 이 됐다. 국회의원 선거에는 만 25세 이상만 출마할 수 있다. 권씨는 현재 한나라당 경기도당 청년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체 신청자 중 30대 이하는 37명으로 3.2% 정도에 불과했다. 70세 이상의 고령 신청인은 15명이었다.

고령 신청인의 경우 2004년 17대 총선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이렇게 된 데는 6선에 도전하는 박희태(70)·이상득(72) 의원 등의 공천 신청도 한몫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지역은 서울 은평갑으로 16명이 몰렸다. 이 지역의 현역은 대통합민주신당 이미경 의원이며 한나라당의 당협위원장은 강인섭 전 의원이다. 인접한 서울 은평을에 이재오 의원 혼자 신청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청자가 많다 보니 ‘친 이명박’ ‘친 박근혜’ 인사들이 여러 명 몰렸다. 강 전 의원 외에 김현호 전 청와대 비서관, 최원영 시당 부대변인 등은 경선 당시 모두 박 전 대표를 도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업씨의 지역구인 전남 무안-신안의 경우 한나라당에선 유일하게 신청자가 없었다. 지난해 4·25 재·보선 때 출마해 11.5%를 득표한 강성만 부대변인이 이번엔 서울 양천을로 지역을 옮겨 공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비공개 신청자들=한나라당 지역구 후보로 공천을 신청한 전체 1173명 중 이름 등 신상 정보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비공개 신청자는 모두 13명이었다. 비공개 신청자 중에는 범죄 경력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한나라당은 이들에 한해 11일까지 범죄 관련 서류를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 만큼 이들 중 신청 요건에 부적합한 사람들이 추가로 발견될 경우 신청자 수는 더 줄어들 수도 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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