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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학의 애프터서비스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기업 회장이 어느날 탄식했다.불량 상품을 사면 되돌려주거나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대학에서 양산(量産)된 불량인력은 물릴 수도,고치기도 어렵다는 탄식이다.부실인력의 공급체인 대학교육에 대해 수요자인 기업쪽이 가장 적절하게 표현한 불만과비판이어서 한때 화제가 되었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에서 너무나 쉽게 졸업하는 우리 대학의 교육부재(不在)풍토를 개탄하는 여론을 한 대학이 받아들여 졸업생의 애프터서비스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다.아주대학(亞洲大學)경영대가 「시판」된 상품인 졸업생을 다시 손질 해「신상품」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경영학의 새흐름,정보화와 리엔지니어링등 졸업생이 배우지 못했던 10개 과목을 무료로 20일간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평소에 잘 가르칠 일이지,20일 교육으로 무슨 성과가 있겠느냐는 등의 비아냥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대학 스스로 졸업생을평생 관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은 타대학에도 확산돼야할 대학개혁의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일이다.
오늘의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막연한 상아탑이 아니다.연구기능과 실무교육을 동시에 배우고 익히는 곳이다.연구자가 되기 위한 교육과 사회에 나아가 바로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실무를 맡아제몫을 수행하는 기술교육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대학은 그 어떤 역할도 제대로 담당하지 못했다.아주대학의 졸업생 품질보증발상은 바로 이 점에 대한 반성이라고 본다.
대학도 이제는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
제각기 독창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한동대학처럼 기술교육 중시의 특수교육을 표방하는 다양화를 통한 대학의 살아남기 작전은 이미 시작되었다.불량상품을 계속 배출하는 대학 이어서는 결코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좋은 상품을 개발하고 육성하는경영이론식 인재교육이 없고서는 대학의 존재가치도 사라진다.
수요자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상품개발을 위해 대학이 부단한 노력을 하고,선의의 경쟁을 통해 질높은 인재를 양성하는 바람이이번 기회에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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