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펀드 수익률 10%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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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1년 중 아이들의 주머니 사정이 가장 좋을 때는 단연 설날이다. 일가 친척들로부터 받은 복돈이 주머니를 불룩하게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설날 받은 복돈으로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사거나 부모님께 맡기곤 했다. 물론 은행에 저축한 덕에 훗날 학교에서 ‘저축왕’으로 뽑혔던 기억이 아련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어린이들이 금융회사의 주요 마케팅 타깃으로 급부상한 지 오래다.

하지만 세상이 바뀌면서 아이들의 설날 복돈 또한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경제라는 것, 특히 돈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쌈짓돈이 재테크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에 맞춰 각 금융사도 아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3년 전 적립식펀드 바람에 편승해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금융상품을 선보였는가 하면 은행, 보험사 역시 어린이 금융상품을 출시한 지 오래다.

현재 자산운용사들이 내놓은 어린이펀드는 29개나 된다. 3년 전 5개로 시작한 어린이펀드는 이후 각 운용사의 치열한 경쟁으로 2년 사이 6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나UBS자산운용이 9개의 어린이펀드를 출시해 가장 많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5개를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어린이펀드는 주식형으로, 최근에는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들 펀드의 수익률은 어떨까? 2008년 1월 23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펀드(19개)의 경우 1년 누적수익률이 평균 27.15%나 된다. 또 주식혼합형펀드(4개)는 16.02%, 채권혼합형펀드(2개)는 10.19%, 아시아태평양주식펀드(3개)는 18.17%로 모두 10%가 넘는 고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상품별로는 SH자산운용의 ‘Tops엄마사랑어린이적립식주식1’이 46.35%로 가장 높고, NHCA자산운용의 ‘농협CA아이사랑적립주식1’이 38.83%를, 또 KB자산운용의 ‘KB캥거루적립식주식’과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가족사랑짱적립식주식K-1’ ‘하나UBS가족사랑짱적립식주식K-1클래스’도 모두 30%가 넘는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외 주식시장이 조정에 들어가면서 어린이펀드 역시 수익률이 많이 하락했으나, 1년 누적수익률에서 알 수 있듯이 장기적으로는 향후 아이들에게 목돈을 쥐여줄 수 있는 금융상품임에 틀림없다.

어린이펀드가 장기수익률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 은행과 보험사의 어린이 금융상품은 안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적절한 보험보장과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어 부모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의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신한은행의 ‘새싹 사랑적금’. 이 상품은 어린이와 청소년 전용 적립식 상품으로 아이들의 저축습관과 경제관념을 키우기 위해 개발됐다. 가입고객에게 금리우대와 상해보험 무료가입 등의 혜택이 제공되며, 특히 설날이나 어린이날, 추석 등 특정 기념일 이후 5일(영업일 기준) 안에 저축하면 연 0.1%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추가로 주어진다.

보험사 상품 중에는 교보생명의 ‘어린이CI보험’이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 상품은 교통재해, 화재, 유괴 등 각종 재해사고는 물론 식중독 등 어린이들이 걸리기 쉬운 다양한 질병을 보장하고 소아백혈병, 조혈모세포이식수술, 5대 장기 이식수술 등 중대 질병에는 고액 보험금이 지급된다.

또 교보문고와 연계해 자녀들의 독서습관을 길러주는 교보에듀케어서비스가 주어지며, 추천도서 정보를 제공하는 독서코칭서비스, 150권의 전자도서가 있는 인터넷도서관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된다.

이 밖에 우체국 ‘주니어 우대예금’ 통장도 10만원 미만의 소액 예금에 대해 거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시중은행과 달리 0.2%에서 최대 0.5%까지 이자를 지급해 적은 돈으로도 이자를 얻을 수 있다.

김성호 머니투데이 기자 shkim03@money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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