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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英펀드매니저,베어링그룹과 거래중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베어링 금융그룹의 파산(破産)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은데다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이 문책되지 않자 영국의 펀드매니저들이 베어링 그룹과 거래를 중단하는등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일부 생명보험회사와 펀드운용회사는 과거 베어링 그룹이 발행한 어음이나 우선주에 대해 베어링 그룹과 최근 이를 인수한 네덜란드의 ING그룹이 구제조치를 취할 때까지 베어링 그룹의 브로커나 딜러와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베어링 그룹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또 『베어링 그룹이 거래를 재개하려면 경영진에 대한 문책조치를 단행해야만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 것.
지난 6일 ING그룹은 베어링 그룹의 자산관리회사.투자은행.
증권자회사등을 인수하면서 예금자들과 채권자들에 대한 보상을 위해 6억6천만파운드(약 10억5천만달러)를 내놓았다.그러나 당시 ING그룹은 베어링 PLC와 일부 자회사를 인 수대상에서 제외시켰다.이에따라 ING측은 인수대상에서 제외된 회사가 발행한 1억5천만달러의 변동금리부채권,1억파운드의 영구후순위채,5천7백75만파운드의 우선주등에 대해선 법적으로 보상책임이 없다.베어링측은 『예금자와 정당한 채권자들 에 대해서는 보상하겠다.그러나 그렇지 않은 채무자들은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스스로큰 리스크(위험)를 선택했기 때문에 완전한 보상을 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베어링측은 지금까지 베어링 PLC가 발행한 일부 채권에 대해 파운드당 7.5펜스를 보상해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대해 스코티시 에퀴터블 생명보험의 토머스 크롬비는 『그들은 우리를 배제할 권리가 있다.그러나 반대로 우리 역시 그들을 거래자명단에서 빼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펀드매니저들에 따르면 베어링 그룹과의 거래를 중단하거나 이를고려하고 있는 회사는 7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또 영국보험협회가 베어링 PLC가 발행한 증권을 가진 회사들에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주 장하고 있다.
ING측에 동정적인 여론도 있다.런던 스쿨의 로저 앨포드는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일부 피해자가 나오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베어링 그룹의 파산에 책임을 져야할 경영진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도 기관투자가들을 흥분시키고 있다.펀드매니저들은 대부분의 책임있는 기관투자가들이 베어링을 거래 상대자로 재인정하기 전에 베어링측의 분명한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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