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절 맞은 중국인들, “고향 가느라 설레요, 설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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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설이 있다면 중국에는 ‘춘절(春节)’이 있다. 음력 1월 1일, 양국은 진정으로 새해를 연다. 우리 설과 중국 춘절의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떡국을 먹고 그들은 만두를 먹는다는 것 정도. 춘절 바로 전날 밤 온 가족이 모여앉아 만두를 빚으며 밤을 새는 것은 그들의 오랜 전통이다. 그래서인지 귀성길의 부산함이 한국보다 조금 빠르게 시작된다. 특히 시골을 떠나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갈 길이 너무 멀어 자는 시간조차도 아껴가며 남보다 일찍 서둘러야 한다. 아무리 멀어도 반나절이면 고향집에 닿을 수 있는 한국과 다르게 넓은 대륙에서 사는 중국 사람들은 하루나 이틀, 혹은 사나흘까지 소요되는 거리에 고향이 있기 때문이다. 북경 올림픽 특수로 인해 최근에는 더욱 많은 시골사람들이 북경으로 모여들어 표를 구하지 못한 귀성객들이 많다고 한다. 온갖 번잡스러움의 터널을 통과해야 할 것을 알면서도 명절 분위기의 흥분은 한국이든 중국이든 마찬가지다. 아래는 북경역에서 포착한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것 같은 흥분된 현장이다.

1. 춘절(설날) 나흘 전부터 발 디딜 틈 없는 북경역에 택시가 가득 차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허름한 택시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느라 모두 새 차로 정비해 말끔하다. 새 택시들은 거의 한국산(현대)이다.

2. 역 근처 상점. 대목을 맞아 부지런히 물건을 채우고 있다.

3. 폭죽 파는 상점 아저씨. 춘절이 되면 중국 사람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액운을 쫓기 때문에 아저씨는 고향에 가지 못하고 장사를 해야 한다.

4. 과자와 폭죽을 사면서 즐거워하는 아이.

5. 표를 구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이들이 역 밖으로 나와 놀고 있다.

6. 발 디딜 틈 없는 역 내부.

7. 대학생들도 귀성길에 오르려고 아예 역에서 밤을 새운다.

8. 부모님께 드릴 가전제품과 선물들에 기대어 단잠에 빠진 아가씨.

9. 표를 구한 청년들이 카드놀이를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다.

10. 수많은 인파들이 모두 기차 위로 오르고, 끝내 입석도 얻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 기차 주위를 맴돈다.

객원기자 설은영 skrn77@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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