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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돈 받으면 출당 불체포특권도 제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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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그간 당 개혁을 주도해 온 한나라당 소장파들에겐 "입만 살았고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또 "구체적으로 뭘 하자는 것이냐"는 불만도 당 안팎에서 있어 왔다.

그런 소장파들이 3.1절을 맞아 '뉴한나라'프로그램을 제시했다. 자신들을 향한 우려를 불식하려는 듯 구체적 행동강령도 포함했다. '뉴한나라를 위한 반성과 제언'이란 제목의 문건은 당의 틀을 완전히 깨는, 새로운 정강정책들로 채워져 있다.

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 10여명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2 창당은 당의 정체성.중심세력.체제.비전 등 실체적 변화를 동반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부패한 보수에서 깨끗한 보수로▶특권적 보수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로▶폐쇄적 보수에서 개방적 보수로▶수구적 보수에서 미래지향적 실용주의로의 변화를 내세웠다.

이를 위한 행동강령으로 ▶당사 헌납 등을 통한 불법 자금에 대한 반성과 절연▶불법 자금 수수자는 당선자라도 출당할 것 등을 꼽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을 위해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 일부 제한▶납세의무 솔선▶아들 군대 보내기▶고급 술집 안 가기 등의 선언을 주장했다.

소장파들은 또 '제2 창당'의 요체를 '선진화를 위한 국가 경영 세력의 창출과 당 중심 세력의 교체'로 잡았다. 이들은 "새 인물이나 정책 전문가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산업화 세대는 자문 역할만 하라"고 밝혔다. 또 "실질적인 제2 창당을 위해 신정치강령을 제정하고, 당명 개정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선진한국당'을 새 당명으로 제안했다.

이들은 '뉴한나라'가 지닐 새로운 목표를 '선진화와 한반도 시대의 구현'으로 세웠다. 여기에는 그간 한나라당이 등한히 해왔던 한반도 평화 구상과 계층 간 양극화 대처를 위한 프로그램이 담겼다. ▶분배의 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식량.분유 등 대북 지원 확대▶합작기업의 법인세를 북한으로 가져간 뒤 고용을 통해 북한 주민 소득의 배가 등 과감한 제안이 나왔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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