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비서실장’에 박명순 교수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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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청와대에서 보좌할 제2부속실 사람들의 면면이 드러나고 있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4일 “제2부속실장 후보군이 박명순(사진) 경인여대 보육학과 교수와 이화영 숙명여대 강사로 압축된 상태인데 그중 박 교수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측근은 “박 교수가 사실상 내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대선 선대위의 양성평등본부에서 일했다. 그 옆방이 김 여사의 비서실 격인 ‘여성팀’이었다. 자연 왕래가 잦았다. 김 여사도 한두 차례 양성평등본부 행사에 참석하면서 이들과 낯을 익혔다고 한다.

박 교수는 김 여사의 이화여대 후배다. 약학과 출신이지만 전공을 바꿔 독일 튀빙겐 에베하르드칼스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당선인의 보육 공약을 가다듬는 역할을 했다. 자연히 보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 김 여사의 눈에 띄었을 것이란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화영 강사는 숙명여대 정외과를 졸업했고 같은 과에서 박사 학위도 받았다.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학과 후배다. 두 사람 다, 김금래 여성팀장과 친분이 두터운 인연도 있다.

다른 양성평등본부 출신들도 잘나간다. 성신여대 교수인 김태현 본부장은 입각설이, 조은희 수석본부장은 구로을 출마설이 돈다. 한편 권윤희 당 부국장 등 여성팀원 대부분이 청와대로 옮겨가 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공보 업무를 도왔던 박정하 인수위 부대변인도 마찬가지다. 단 김금래 팀장은 비례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고정애 기자

◇청와대 제2부속실=퍼스트레이디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외부엔 잘 드러나지 않지만 퍼스트레이디의 영향력이 클수록 힘이 세진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육영수 여사가 운용하던 제2부속실은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경호실장은 물론 박 대통령도 함부로 못했다. 그래서 ‘청와대 내 야당’으로 불렸다. 비서실 사람들이 부침이 있는 데 반해 제2부속실 사람들은 퍼스트레이디와 인간적 관계를 바탕으로 해 경질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제2부속실장 출신 정치인으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를 모신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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