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목] “미래에셋이 샀다” 단숨에 상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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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래에셋의 힘’은 여전히 건재했다. 미래에셋이 ‘샀다’는 소식에 현대건설이 4일 단숨에 상한가까지 뛰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주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1월 한 달 동안의 지분변동 내역을 공개했다. 현대건설 5.78%와 대한항공 8.04%를 확보했다는 부분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자산운용사는 특정 종목을 5% 초과 보유하게 되면 이를 공개하도록 돼 있다. 바꿔 말하면 1월 이전 미래에셋의 두 종목 보유 비중은 5% 미만이었다는 뜻이다. 1월에 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는 얘기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4일 장이 열리자마자 현대건설은 급등했고 오후 들자 건설주 중 유일하게 상한가로 올라 붙었다. 이 바람에 다른 건설주도 덩달아 올라 이날 건설업종지수는 9.31% 급등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3.4%)을 훨씬 웃돈다.

건설주가 이날 큰 폭으로 반등한 데는 실적도 뒷받침됐다. 건설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체의 올 1월 해외 수주 금액은 53억4500만 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1월 27억9000만 달러의 두 배에 달한다.

수주 내용도 좋았다. 부가가치가 큰 플랜트가 38억600만 달러로 전체의 71%에 달했다. 단일 수주 금액으로는 현대건설이 카타르에서 수주한 9억2000만 달러짜리 비료공장 건설공사가 가장 컸다.

여기에다 현대건설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주 배당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건설은 2006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 이후 소액주주 배당을 검토해 왔지만 채권단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배당 규모는 액면가의 5%가 검토되고 있다.

동양종금·우리투자·유진투자·삼성·푸르덴셜투자증권은 최근 잇따라 현대건설을 매수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우리투자증권 최나영 애널리스트는 “실적을 갉아먹었던 해외공사가 거의 마무리돼 올해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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