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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테마株'도 진화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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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회사원 金모(39)씨는 최근 휴대전화 하나를 만드는 데 최소한 10개 분야의 업종이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우선 삼성전자 등이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고, 휴대전화 몸체를 이루는 케이스를 비롯해 액정화면(LCD).진동모터.배터리 보호회로.핸즈프리.칩바리스터.인쇄회로기판(PCB) 등 다양한 업종의 기술과 제품이 뭉쳐야 하나의 휴대전화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카메라폰도 휴대전화 제조에 없어서는 안될 분야가 됐다. 최근 증시에는 이들 휴대전화단말기 부품주를 비롯해 LCD주.리모델링주.전자화폐주.방위산업주.엔터테인먼트주 등 바야흐로 테마주(株)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다.

건강하고 여유롭게 살자는 '웰빙' 바람이 사회 전체로 확산되면서 공기청정기.건강식품 등 관련 종목이 어엿한 테마주로 자리잡았다. 산업이 고도로 전문화됨에 따라 기존 반도체.엔터테인먼트 등의 테마들 역시 여러 가지 소(小)테마로 쪼개지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고 산업의 트랜드가 변화하면서 증시에도 새로운 테마주 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테마주는 1980~90년대 반짝했다가 사라지곤했던 시대별 테마주나 수요가 들쭉날쭉한 계절주들과 성격이 다르다. 정보기술(IT)의 응용이 일상생활은 물론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관련이 없어 보였던 종목들이 하나로 묶이고 있다. 한 테마에 속한 종목들은 새로운 수요를 토대로 운명을 함께하는 산업군(群)이 돼버렸다. 90년대 말 IT 테마주는 반도체와 인터넷 정도의 구분이 전부였지만 IT산업의 고도화로 관련 산업의 세분화와 전문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끌어온 국내 반도체 산업은 2000년 이후 반도체장비.휴대전화단말기 부품.LCD.통신장비.인터넷.2차 전지 등 IT산업의 백화점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분야의 세분화를 주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도 1회성 테마의 부침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증시를 흔들었던 조류독감주.사스(SARS)주.전쟁주.황사주 등이 그 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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