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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되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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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비준된 우리나라와 칠레의 자유무역협정(FTA)이 4월부터 발효된다. 두 나라의 협정 발효를 앞두고 FTA란 무엇이며, 왜 농민들이 FTA 체결을 반대하는지 등을 공부한다.[편집자]

사람들이 시장에서 서로 필요한 물건을 사고팔 듯 세계의 모든 나라는 국제무역을 통해 필요한 것을 수출입한다.

그런데 되도록 수출은 늘리되 수입은 줄여 나라의 부를 쌓으려고 한다. 수출이 늘면 생산이 증가하고 소득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입을 억제하려고 나라마다 여러 무역장벽을 만든다. 대표적인 무역장벽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다.

관세를 높게 매길수록 수입품 값은 그만큼 더 오르고, 가격이 오르면 수입은 준다. 이런 현상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 국제교역은 감소하고 불황을 겪는다. 1920년대 세계 대공황이 일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뒤부터 세계는 무역장벽을 낮춰 국제교역을 늘리고 경제발전을 이루자는 취지에서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협정을 통해 '다자간 무역 자유화 협상'을 전개했다.

다자간 무역 자유화 협상은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협상이다. 우루과이라운드(UR)는 GATT 체제에서 이뤄진 마지막 다자간 협상이었다. 1995년부터는 세계무역기구(WTO)가 GATT를 대체했고, WTO는 현재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을 진행 중이다.

무역 자유화가 경제발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긴 하지만 다자간 협상에는 140여개 WTO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기 때문에 5~10년의 긴 기간이 소요된다. 협상에서 자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도 어렵다.

따라서 주요 교역국들이 FTA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FTA란 마음이 맞는 나라들끼리 무역 자유화를 조기에 이루기 위해 협정을 맺고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

FTA는 회원국 간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지만 비회원국에는 기존 관세를 그대로 적용하므로 수출할 때 회원국보다 불리하다.

FTA 체결은 다양한 장점이 있다. 수출시장이 확대돼 기업은 생산량을 늘릴 수 있고, 그 결과 상품의 평균 생산비가 낮아진다. 소비자들은 값싼 수입품을 쓸 수 있다. 정부나 기업은 사업환경을 개선하게 되고, 외국 기업들은 개선된 환경을 활용하기 위해 FTA를 맺은 나라에 대한 투자를 늘려 현지 주민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준다.

FTA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관세 철폐로 수입품이 늘면 경쟁력이 약한 산업(기업)은 문을 닫거나 다른 업종으로 바꿔야 한다.

칠레와 FTA 추진 과정에서 보듯 우리 농업은 경쟁력이 약해 농업계는 FTA 추진을 반대한다. 그러나 자원이 적은 우리의 특성상 경제를 성장시키려면 수출이 필요하다. 대신 정부는 FTA로 피해를 보는 산업을 최소화하고 보상.지원을 해야 한다.

정인교 교수 인하대 경제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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