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홈런王 제2의 전성기 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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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장종훈(張鍾熏)이 빠진 홈런 레이스는 박진감이 없다.』 93,94년의 프로야구 홈런 레이스는 김성래(金聲來.삼성.28개)김기태(金杞泰.쌍방울.25개)가 주도했으나 90년대 간판 홈런타자 장종훈이 빠져 흥미가 반감됐다는 평이다.
그만큼 장종훈은 프로야구팬들이 모두 아끼는 슈퍼스타다.
올해 장종훈은 홈런레이스에 돌아오겠다고 장담하고 있다.지난 2년간의 부진은 부상탓이었다고 한다.타격때마다 팔꿈치가 쑤셔 폴로스루를 마음껏 하지 못했다.또 볼을 배트에 맞히면 아프다는강박관념 때문에 폼이 움츠러들었다.그 결과 스윙 폼이 자신도 모르게 무너져 버렸다는 자체 분석이다.
그러나 그는 섣불리 아프다는 호소를 하지 못했다.그럴 경우 구단측은 수술을 권유할 것이고 「한번 칼을 대면 선수생활은 끝장」이라는 생각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2년간의 슬럼프를 겪은 후 張은 『이런 상태로 선수생활을 연명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끝에 수술을 결심했다.
지난해 11월10일 마침내 수술대위에 올랐다.
4개월이 지난 지금 張은 아무런 후유증이 없이 완치돼 있다.
호주전지훈련중 80%의 힘으로 약 30개의 프리배팅을 해보았으나 전혀 통증이 없었다.걱정거리가 없어지면서 그의 스윙은 전성기때의 궤적을 찾아가고 있다.
사실 張의 파워는 그를 과소평가하던 김영덕(金永德)前감독조차되돌아서게 했다.金감독은 감독재임 끝무렵 張의 타구에 반해 연일「메이저리그급 파워」라는 칭찬을 했었다.
4년전 張은 한일슈퍼게임 3차전에서 일본투수들의 볼을 밀어때려 요코하마구장 우측담장 윗부분을 라이너로 맞히는 강한 타구를날렸었다.그 타구를 보고서야 일본기자들도 『타자들의 파워는 한국이 더 나은 것같다』고 실토했을 정도다.올해 장종훈은 당시의파워를 서서히 되찾아가고 있다.평소 1백~2백개의 스윙을 하고서야 잠을 자는 그의 착실한 훈련자세로 보아 30~40개의 홈런을 날리던 91~92년의 감은 쉽게 되찾을 것이다.
『투수들은 내가 몸쪽볼에 약하다고 하지만 2개,3개 연거푸 몸쪽에 던지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올해 오히려 몸쪽볼을 노려 그동안 투수들에게 당한 앙갚음을 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2년간 투수들로부터 이빨빠진 호랑이 대우를 받던 장종훈.그가 다시 지난날과 같은 「공포의 슬러거」로 되돌아올지한달 앞으로 다가온 95페넌트레이스의 개막(4월15일)을 앞두고 자못 궁금하다.
權五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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