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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梁七星 국적.이름찾기운동 金泰雄본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인도네시아의 전설적인 독립영웅인 양칠성(梁七星)의 묘비에 야나가와 시치세이(梁川七星)라는 일본식 이름이 새겨 있는 탓에아직까지도 그를 일본인으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양칠성 국적.이름찾아주기 시민운동본부」의 본부장 김태웅(金泰雄.53.서울시의원)씨는 『광복 50주년을 맞이해 그동안 조국에서조차 까맣게 잊어버렸던 梁의 국적과 이름을 되찾아주는 일에 많은시민의 동참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칠성은 전북 완주출신으로 42년 26세의 나이로 일제에 의해 자바섬 포로수용소로 끌려가 감시원으로 일하다 해방을 맞았던강제징용자다.이어 현지여인과 결혼한 그는 인도네시아를 지배하려던 네덜란드에 맞선 인도네시아 독립군에 가담,게 릴라지도자로 명성을 떨치다 48년 네덜란드군에 체포돼 현지에서 총살형에 처해졌다. 그의 죽음이 밀알이 되어 인도네시아는 독립을 이뤘고 지난 75년 인도네시아군의 고위장성이 된 옛 부하들에 의해 진정서가 제출되면서 인도네시아정부는 그를 외국인 독립영웅으로 추서한뒤 유해를 국립묘지에 안장했다(이같은 사연은 78년 1월25일 中央日報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됐다).
金씨는 『80년초 인도네시아의 한국계 회사에서 근무중 양칠성의 이야기를 알게된 방송작가 권태하(權泰河)씨로부터 최근 양칠성의 활약상을 전해듣고 본격적으로 시민운동을 벌이게 됐다』고 말했다. 『남의 나라 독립을 위해 헌신적으로 목숨까지 바친 한젊은이가 바로 다름아닌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자랑스럽습니다.아직도 제 나라,제 이름을 찾지못한채 이역만리를 헤매고 있는 한 슬픈 한국인의 영혼을 달래주어야 합니다.』 이미 각계인사 1천2백여명의 서명을 받아 9일 창립총회를 가진 운동본부는 앞으로 2만명을 목표로 서명작업을 벌일 예정이다.또 인도네시아 정부에 청원,오는 8.15를 전후해 한국이름의 묘비를 세울 계획이다.
〈洪炳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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