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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씨, 대통령 취임식 지휘봉 잡을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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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55)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2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광장에서 열리는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의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씨가 30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맡은 것은 이명박 당선인이 시장 시절에 의뢰해와 이뤄진 인연”이라며 “서울시향이 (취임식에) 간다면 저도 가야겠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공식 요청은 받지 못했고 프로그램도 확정되지 않았지만 야외에서 한다면 2∼3곡을 연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향 측도 “아직 취임식 준비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출연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정씨가 지휘봉을 잡더라도 ‘애국가’ 연주 때는 차렷 자세로 애국가를 함께 불러야 할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제15대 대통령 취임식 때 ‘애국가’반주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맡았고, 당시 ‘애국가’의 편곡, 지휘를 맡은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이번 취임식 준비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국악 반주에 의한 ‘애국가’연주의 전통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16대 대통령 취임식 때는 서울시향(지휘 곽승)이 ‘애국가’ 반주를 맡았다.

한편 대통령 취임식에는 어린이 2명이 애국가를 부르며, 소프라노 조수미, 바리톤 최현수, 뮤지컬 가수 윤영석이 함께 부르는 축가 ‘오! 대한민국’, 대중가수 장사익 씨와 한국무용, 한중일 타악그룹 등이 참가하는 식전 행사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는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애국가’를 불렀고 소프라노 신지화ㆍ김향란ㆍ박정원, 테너 김영환ㆍ김남두ㆍ최승원ㆍ박세원이 부르는 ‘오 나의 태양’‘희망의 나라로’를 들려줬다. 또 판소리 명창 안숙선씨와 남녀 성악가 7명, 합창단이 축가 ‘우리가 원하는 우리나라’를 합창했다. 가수 신형원ㆍ남궁옥분ㆍ양희은ㆍ이은미 등이 운동권 가요‘상록수’와 ‘터’, ‘꿈을 먹는 젊은이’등을 불렀다. 당초 예정됐던 록가수 윤도현 밴드와 댄스가수 박진영씨의 공연은 갑작스런 대구 지하철 참사로 취소됐었다.

또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때는 제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을 맡은 작곡가 박범훈(중앙대 총장) 교수가 이끄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반주로 테너 임정근(경원대)교수의 선창으로‘애국가’를 불렀다. 당시 ‘애국가’를 1절만 불러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가수 김수철이 협연하는 국악과 양악의 만남‘신모듬’(작곡 박범훈)이 연주됐다. 식전 행사에서 그룹 코리아나가 ‘빅토리’ 를 불렀고 취임식이 끝난 다음 바리톤 고성현(한양대) 교수가 김민기 작곡의 ‘내 나라 내 겨레’를 불렀다. 당시 국립국악관현악단(지휘 박범훈)과 서울시향이 합동으로 반주를 맡았다.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부른 제15대 대통령 취임 축가는 김경희 작사, 임준희 작곡의‘아, 동방의 아침나라’. 총무처, KBS가 겨레의 노래 공모를 통해 뽑은 것으로 이날 초연됐다. 또 김씨와 임씨는 모녀 지간으로 화제가 됐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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