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日.유럽 피하라-엔화강세 따른 생활의 지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엔.마르크 강세,달러 약세」는 일반 국민들에게도 「강(江)건너 불」이 아니다.
특히 지난달 13일부터 시행된 외환자유화 조치로 외국 돈 사용에 관한 각종 규제가 일제히 풀린 시점에서 닥쳐와 일상 생활에 미치는 파장도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엔화 강세에 따른 생활지혜를 소개한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다.3박4일짜리 일본 여행의 경우 똑같은 10만엔을 쓴다고 해도 지난해말에는 우리 돈으로 79만원정도만 준비하면 됐으나 이제는 86만여원이 든다.엔貨 강세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여행사들은 이미 일본여행 상품값을 5%가량 올렸고 아직 안올린 업체들도 다음달께는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엔화 강세가 계속된다면 일본으로는 아예 여행을 안가거나 가려면 빨리 가는 것이 좋다.
유럽 여행도 조심해야 한다.독일의 마르크貨는 초강세이고,파운드(영국)나 프랑(프랑스)의 경우에도 우리 돈에 비해서는 역시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여행은 달러 값이 떨어지고 있어 비용부담도 다소(연말대비 0.5%정 도)나마 줄었다.
해외여행 경비한도가 2월13일부터 5천달러에서 1만달러로 확대됐지만 이를 만끽하려고 하는 것은 무리.요즘 추세대로라면 달러는 갖고 있을수록 손해이므로 출국할때 「필요최소액」만 바꿔 나가는 것이 좋다.
미국에서는 가능하면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는 한달뒤 결제되므로 그 기간동안 달러 환율이 떨어진만큼 환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돈도 약간 갖고 나간뒤(3백만원까지 휴대 가능)여행도중 달러 현금이 꼭 필요하면 현지에 나가있는 우리나라 은행에서 바꾸면 된다.
기본적으로 미국 여행이 아닌한 달러대신 엔화나 마르크를 갖고나가는 것이 유리하다.
***해외송금 유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희비가 엇갈리게 돼있다.미국쪽은 송금 부담이 줄고 일본.유럽지역은 크게 늘었다.따라서 일본.유럽 유학생들은 허리띠를 좀더 졸라매야할 형편이다.
〈그림〉에서 보듯 같은 1만원으로 바꿀 수 있는 외국 돈이 지난해말~3월9일 사이에▲美貨는 12.68달러에서 12.74달러로 늘어난 반면▲엔貨는 1천2백65엔에서 1천1백58엔으로,마르크貨는 19.65마르크에서 17.74마르크로 줄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으로의 송금은 늦출수록 좋고 일본.유럽은 그 반대다.
***해외근무 월급지급 기준이 현지 통화가 아닌 우리 돈이나달러로 계산해 받을 경우 일본.유럽지역의 주재원들은 감봉당하는꼴이 된다.미국 주재원들은 달러 약세가 계속되는 한 손해볼 일은 없다.
***외화예금 국내 은행을 찾아가 우리 돈을 달러나 엔으로 바꾼 뒤 예금하는 것(외화종합통장이나 해외예금)은 이자율이 낮아(1년짜리 정기예금의 경우 국내 예금은 연8~10%,외화예금은 6~7%수준)일단은 손해다.특히 달러 예금은 환차손까지 우려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엔이나 마크르로 예금하는 것은 환차익을 노려볼만하다.외환딜러들이나 하는 환(換)투기가 바로 이런 것인데,이는 그러나 엔.마르크 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제가 돼야지 만약 추세가 바뀌면 손해를 보게된다.
***수입품 수입업체들이 환율 변동을 그대로 값에 반영시킬 경우 일본.유럽제품은 오르고 미국 제품은 떨어지게 돼있다.따라서 미제를 사려면 좀더 기다리는 것이,일제는 안사거나 일찍 사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유리하다.
閔丙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