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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댐 → 수변공원 … 시민 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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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울산 선암수변공원 산책로. 40여년간 철조망에 둘러싸여 시민들의 접근이 금지됐던 선암댐이 수변공원으로 단장, 31일 준공식을 갖고 시민품으로 돌아온다. [울산남구청 제공]

29일 오후 울산시 선암동 선암수변공원. 울산남구의 상징인 ‘꿈과 희망의 문’을 통과하자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거대한 저수지가 펼쳐졌다. 둘레 3.8km. 지난해 7월 전국 최대의 해바라기 꽃밭(6600여㎡)으로 인기를 모았던 물가꽃밭의 해바라기 시계탑 부근에는 이름 모를 철새들이 떼지어 뭍과 물을 오가며 먹이 찾기에 바빴다.

황토와 시멘트를 섞어 만든 산책로(폭 2~3m)를 따라 5분쯤 걷자 길이 100m 남짓한 장미터널 속으로 이어진다. 소나무·갈참나무 속으로 흙길과 목재 다리가 번갈아 이어진 오솔길로 운동복과 등산복 차림의 남녀노소가 얘기를 나누며 걷는 모습이 정겹다. 저수지 모롱이를 돌자 오솔길 양옆으로 아랫쪽은 갈대·수초밭, 산기슭은 바위에 붙은 부처손, 전면엔 비탈진 감·배나무밭 속에 이곳저곳 시골집들이 펼쳐졌다. 산업도시 울산의 중심부인가 싶을 정도로 호젓하다.

조깅을 즐기던 전익진(34)씨는 “한발짝만 옮겨도 전혀 다른 모습들이 펼쳐져 지겨울 틈이 없다. 문득문득 뜀박질을 멈추고 물가에 앉아 연애편지를 쓰고 싶어진다”며 이마의 땀을 닦았다.

31일 개장식을 앞두고 둘러본 선암수변공원 모습의 일부다.

1964년 울산석유화학공단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뒤 40여년간 수질보호용 철조망 속에 갇혀 시민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던 선암댐이 선암수변공원으로 단장,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도심속 오지가 울산대공원에 버금가는 규모의 대규모 자연생태공원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맵시 곱게 단장=울산 남구청과 댐 관리권자인 수자원공사는 개방에 앞서 2년여 동안 65억원을 들여 저수지 주변을 단장했다.

물이 찰랑거리는 저수지와 산기슭 사이에 1시간여 코스의 산책로를 만들었다. 길을 닦을 수 있는 곳은 황톳길을 내고 암벽·저수지물이 가로막은 곳은 촉감 좋은 목재 다리로 이어 붙였다. 소나무 등은 그대로 살려 산책길이 산림욕장이 되도록 했고, 중간중간에 장미터널·벚꽃터널도 넣었다. 30~40m 간격으로 가로등을 세우고 성능 좋은 음향기기도 달아 음악이 흐르게 했다.

물이 차지 않은 수변 1만여㎡엔 꽃밭을 조성, 철따라 개나리-유채-코스모스-해바라기-꽃창포-해국 꽃을 피운다. 대나리 마을 앞의 저수지 얕은 곳 6000㎡엔 연꽃군락지를 만들고, 물레방아·초가삼간도 곁들였다. 소나무·버드나무 광장,습지탐방로도 있다.

발 아래로 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형 나무집 쉼터와 지압로·전망대·화장실, 600여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 2곳도 설치했다.

◇레저공원이 목표=김두겸 남구청장은 “올해안으로 시민은 물론 관광객까지 즐겨 찾는 레저공원으로 가꿔내겠다”고 말했다.

저수지에는 높이 62m의 번지점프대를 설치하고 카누·조정·윈드서핑 시설, 무선조종 모형배 경기시설도 갖추기로 했다. 주변 숲에는 서바이벌 게임장을 만들어 직장인과 지역 동호인들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말 두필로 구성된 기마순찰대도 운영한다.

물안개 속을 거닐 수 있도록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150m짜리 구름다리도 놓을 예정이다. 50여억원을 들여 수련원도 만든다. 공원내 4만여㎡에 숙박·강의·체육시설을 갖춘 3층 건물로 예정돼 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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