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비 부쩍 늘려-해군력강화 속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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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의 국방비가 최근 급속하게 불어나고 있다.
류중리(劉仲藜)재정부장은 6일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행한 예산집행 보고를 통해 지난해 국방비가 당초 책정한 5백20억元(약 5조2천억원)보다 30억元가량 늘어난 5백50억6천2백만元(5조5천6백만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93년과 비교할때 무려 29.3%가 증가한 것이다. 올해의 경우에도 지난해보다 21.2% 늘어난 6백30억9천만元(6조3천억원)에 이르러 중국의 국방비는 2년째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예산당국은 지난해의 심각한 인플레를 감안,올해 긴축예산을 편성했다고 강조하고 있다.그럼에도 국방비만은 예외여서 매우대조적이다.때문에 이같은 국방비의 구체적 집행내용과 중국측의 의도가 무엇인지 주변국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 다.
이와 관련,리펑(李鵬)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행한 정부공작보고에서 『중국은「해양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해상방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선언,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스프래틀리군도(남사군도)에 대한 해군력증강을 강력히 시사 해 주변국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중국당국은『높은 인플레를 감안하면 실제 증가액은 그리 많지 않고 그동안 박봉에 시달려온 장병들의 봉급을 일부 현실화하면서빚어진 현상』이라고 일축하고 있다.국방비가 전체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따지자면 중국은 9.5%인데 비해 미 국은 17.6%,대만 23%,한국은 17.6%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중국은 러시아산 전투기와 잠수함.탱크등 첨단무기를 끊임없이 구입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항공모함 건조를 계획하는등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해 주변국들의 관심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공개되지 않는 예산외 지출까지 포함하면 국방비가 어마어마한 규모다.
일부에서는 덩샤오핑(鄧小平)사후 군부의 지지확보가 절실한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등 중국지도부가 軍에 대한 정치적 배려차원에서 국방비를 대폭 증가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北京=文日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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