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급변 주범은 험프리.호킨스法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완전고용을 유지하며 인플레율을 0%로 낮추고 예산 균형을 달성할 것」.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들어보이는 세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라는,언뜻 말도 안되는 목표처럼 들린다.그래서 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인의「공약(空約)」이나 정치색짙은 집단의 강령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미국에서 엄연히 시행되는「 험프리 호킨스」란 법안의 핵심내용이다.그것도 공식기관,세계의 돈줄 흐름을쥐고 있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이사회(FRB)와 세계 정치 경제의 중심인 美백악관의 의무사항을 규정해놓은 대목이다.
미국 이자율의 급변「주범」으로 최근 이 법안이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코니 맥과 보브 베네트등 2명의 美상원의원은 월스트리트 저널紙 기고를 통해『이 법안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나선 것이다.
이 법은 세가지 목표를 5년단위로 지켜야 한다고 정해놓았다.
법리대로라면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미국 대통령이나 美중앙은행총재인 FRB의장이 「범법자」가 되는 셈이다.
그나마 이들 목표는 지난 83년이후의 의무사항.그전까지「20세이상의 성인 실업률을 3%이내로,10대의 실업률을 4%이내로유지할 것,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연 3%를 넘지 않도록 잡을 것」등 더 구체적으로 빡빡한 목표를 달성해야 됐 었다.
특히 이런 것은 실제 정책수단을 쥐고 있는 FRB의 손발을 죄는 의무로 된다.그래서 FRB의장은 매년 의회에 나가「완전고용」과 「균형성장」목표를 달성하기위해 동원할 방법을 설명해야 한다. 맥의원등이 『자유주의 의원들의 어리석음』이라고 통박하는이 법안은 카터대통령때인 지난 78년 허버트 험프리와 자콥 자비츠 상원의원의 주도로 만들어졌다.당시 의회를 장악한 자유주의적인 다수파가 FRB로 하여금 親노조적 경제정책을 추 구한 결과가 이 법안이다.
맥의원등은 『이 법은 국가의 목표를 정함으로써 실업률 감소,수출증가,0%의 인플레와 균형성장등이 달성된다고 확신하는 오류를 빚고 있다』고 말했다.그들은 또『돈을 푸는 것과 통화가치를건전하게 유지하는 것은 전혀 상반된 일인데도 두 가지를 한꺼번에 달성하도록 FRB를 독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가 상반된 목표를 지키려고 나섬으로써 무모하게 통화공급을 늘리고 무책임하게 이자율을 내리려한다고 비판했다.그래서 이자율이 더욱 춤출 수밖에 없다고 맥의원등은 주장했다.17년간이나 시행되어온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법안이 상 식이 통하는미국사회에서 어떻게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李商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