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진 농촌 고령화… 아이 1명에 노인 3명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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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농촌사회가 갈수록 고령화되고 있다. 또 농사 규모가 큰 전업농(專業農)과 영세한 소농(小農) 간의 소득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27일 통계청의 '2003년 농업 및 어업 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10년 전 농촌인구의 15%였던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지난해 27.8%로 늘어났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3%다.

자녀들은 모두 도시로 나가고 노인 부부만 남은 가구가 늘면서 두집 중 한집(44%)은 2인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인가구 비중은 10년새 14%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0~14세 인구 비중은 해마다 줄어 지난해 10.7%로 떨어졌다. 65세 이상 인구를 0~14세 인구로 나눠서 산출한 노령화 지수는 260으로 전국 평균(40)의 6배를 넘었다. 단순히 노인 인구가 많다는 문제를 넘어 농촌사회의 유지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농가 경영주)을 기준으로 보면 상황이 더 심각하다. 농가 경영주의 57.7%가 60세 이상이다. 10년 전 61.5%를 차지했던 60세 미만의 비중은 42.3%로 뚝 떨어졌다. 50세 미만은 19.1%에 불과했다.

농촌 내에서의 소득격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축산물로 번 돈이 연간 5000만원 이상인 농가는 지난해 4만가구였다. 처음으로 전체 농가의 3%대(3.1%)를 기록한 것이다. 농업 소득이 5000만원 이상인 고소득 농가는 축산농가(43.8%)가 가장 많았고, 채소.쌀.과수농가 순이었다. 반면 농축산물 판매액이 1년에 1000만원도 안 되는 가구는 87만2000가구로 전체의 69%에 달했다. 농사만 지어서는 먹고살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래서 농가의 35.7%는 농업 이외에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이 같은 격차는 계속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작 규모가 1ha(3000평) 미만인 농가는 77만3000가구로 전체의 61.2%에 달했다.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인 9000평 이상을 경작하는 농가는 8만3000가구(6.6%)에 불과했다.

농촌지역 총 인구는 353만명으로 10년간 34.7% 줄어들었다. 가구수는 126만가구로 10년간 20.6% 감소했다. 전체 인구에서 농가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7.4%다. 어가(漁家) 인구는 21만2000명으로 2002년보다 1.4% 줄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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