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의 마지막 연두교서 對北 메시지는 뭘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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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호 13면

State of the Union. 미국의 대통령이 매년 초 상·하 양원 의원들 앞에서 내놓는 한 해 시정 방침이다. 연초에 이뤄진다고 해서 번역할 땐 연두교서라 한다.

“미스터(또는 마담), 스피커(국회의장), 미국의 대통령입니다”라고 국회 문지기가 큰소리로 알린 뒤, 참석자들의 기립박수 속에 대통령이 입장하는 일련의 세리머니를 보는 재미도 쏠쏠한 행사다. 1790년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헌법을 근거로 시작한 이래 거의 매년 이어져 온 이 행사(대독하는 경우도 있었다)가 TV로 중계된 것은 1947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때부터다.

오늘날 연두교서의 청중은 미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다. 중요한 대외정책을 담고 있기도 하고, 실시간 TV로,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처럼 생방송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유럽에 간섭하지 않으니 유럽도 미국 대륙에 간섭하지 말라는 ‘먼로 선언’도 1823년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의 연두교서에 포함된 내용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8일 저녁 9시(한국시간 29일 오전 11시) 연두교서를 발표한다. 임기 중 마지막이다. 9·11 테러 발생 직후인 2002년 1월 29일 연두교서에서 그는 ‘악의 축’(Axis of Evil)을 언급했다. 북한을 이란·이라크와 함께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추축국을 연상시키는 악의 축으로 지목한 것이다. 북한은 선전포고로 간주한다고 했고 한반도 정세는 급경색됐다.

임기 말년. 부시는 어떤 메시지를 던질까. 다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회고가 아닌 미래지향적 내용을 담을 것”이라면서 “그(부시)는 결승점을 향해 질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미래 구상보다는 임기 내 해결할 수 있는 과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몇 개의 업적만이라도 남기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이라크·아프간의 안정화, 중동 평화 진전과 함께 북핵 문제는 그가 지난해부터 계속 염두에 두고 있는 ‘업적 목표’다. 지난해 말 부시는 자신이 악의 축으로 부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친서까지 보냈다. 북·미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그림을 그려 주며 핵 신고 문제에서 주춤하고 있는 북한에 손을 내밀 수도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에 영원한 적은 없다”며 북한에 시그널을 보냈다.

▶지난 주
23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개막
25일 남북 군사실무회담(판문점)
▶이번 주
28일 IAEA·WHO 암 치료 합동 회의(제네바)
29일 미 대선 플로리다주 예비선거(공화·민주)
31일 아프리카 동맹(AU) 정상회의(아디스아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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