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아메리카컵 요트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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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해양요트의 왕중왕」을 뽑는 제29회 아메리카컵 요트대회가 시리즈 중반에 접어들면서 치열한 각축과 함께 우승후보들의 윤곽이 좁혀지고있다.
세계 6개국 10개팀의 첨단 해양요트들이 출전,지난 1월부터오는 5월까지 미국 서해안 샌디에이고 앞바다에서 4개월간에 걸쳐 해양왕국의 자존심을 겨루는 이 대회는 예선 3라운드를 치른25일 현재 도전자 시리즈(루이 뷔통컵)에선 「팀 뉴질랜드」호가,방어자 시리즈(시티즌 컵)에선 「젊은 아메리카」호가 각각 선두에 나섰다.
아메리카컵 요트대회란 1백44년전인 1851년 제1회대회 이후 3~6년주기로 개최되어온 지구촌 최대의 해양스포츠 축제.
길이 80피트(약 26.6m)의 무동력 해양요트들이 출전,태평양의 거센 파도를 무대로 해당국의 선박건조기술과 요팅 기량을겨루는 이 대회는 특히 전 대회 우승국과 나머지 도전국가들이 따로 시리즈를 나눠 선발전을 치른 후 이 두 시리 즈 1위끼리대망의 아메리카컵을 놓고 격돌하는 특이한 대진방식으로 한층 열기를 더한다.
〈표참조〉 각 시리즈마다 다섯 차례 이상의 선발 라운드로 도전자와 방어자를 가리게 되며 이들은 다시 5월6일부터 7전4승제로 아메리카컵의 향방을 최종적으로 확정짓는다.
경기는 직선과 S자,헤어핀(1백80도) 급회전이 혼합된 18.55마일(약 30.422㎞)의 해양코스를 누가 더 정확히,빠르게 돌아나가는가를 겨루는 방식.각 라운드마다 한 팀이 4~5차례씩 경기를 치러야 하므로 아메리카컵을 안기까진 4개월간에 걸쳐 20차례 이상의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
예선 3라운드 현재 도전자 시리즈 준결승에 오를 가능성이 있는 팀은 총점 40점으로 수위를 달리는 「팀 뉴질랜드」(뉴질랜드)를 비롯해 「원 오스트레일리아」(33점.호주),「NZL-39」(29점.뉴질랜드)등 3개팀.「프랑스 3」호■ 3월2일부터8일까지의 예선 최종 4라운드에서 선전할 경우 실낱같은 준결승진출 희망이 남아있을 뿐 「닛폰」(일본)「리오하 데 에스파냐」(스페인)「시드니 95」(호주)팀 등은 사실상 시리즈 탈락이 결정적이다.
방어자시리즈에선 20~30대 젊은이로 구성된 「젊은 아메리카」호가 87,92년 우승자 데니스 코너(51)가 이끄는 「성조」호를 누르고 3라운드 선두로 뛰쳐나와 일대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패기를 앞세운 「젊은 아메리카」는 3라운드 초반 2개 경기를 「성조」에 내줬으나 지난 16일 「아메리카 3」호를 12초 앞질러 종합점수면에서 노련미의 「성조」호에 4점차로 선두를지키게됐다.
한편 대회 사상 최초의 여성팀으로 관심을 모은 「아메리카 3」호는 역부족을 드러내 탈락이 확정적인 상태.지난해 11월 세계요트선수권대회 준우승팀답게 매 라운드 첫 경기를 우승으로 장식하는 등 기염을 토한 「아메리카 3」호는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레이스 후반부를 망쳐버려 안타까움을 사고있다.
아메리카컵의 터줏대감은 역시 미국.미국은 영국왕립요트협회가 주최한 제1회대회(1851년)에서 우승,대회명조차 자국의 이름을 붙인 이래 지금까지 단 한차례(83년.호주우승)만 빼고 아메리카컵을 독식했다.
5월의 「왕중왕」전에서 미국과 호주(또는 뉴질랜드)팀이 맞붙을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83년 이래 또 한 차례 대륙간 자존심의 격돌이란 점에서도 아메리카컵을 둘러싼 경쟁열기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林容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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