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 - 타율적 선행학습은 역효과 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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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난다.
이 학생들이 공부 잘하는 비결에 대해 "수업시간에만 충실한 때문"이라고 얘기할 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학생도 수업만으로 충분할까'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하려면 수업도 충실해야 하지만 선행학습도 필요하다. 선행학습을 잘해 놓으면 수업 때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선행학습을 해 두면 시험 준비뿐 아니라 수업에도 충실해질 수 있다.
수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 못 하고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수업 자체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선행학습을 해 놓으면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고, 여유를 갖고 수업에 임할 것이다.
신학기가 되면 교사와 주변환경, 수업내용이 달라진다. 개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새 교사의 수업 방법과 내용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학생도 있다.
이럴 경우 학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신학기 전에 선행학습을 해 놓으면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방학 중 선행학습은 신학기 수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요즘은 방학 때 신학기 학습진도만큼을 선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도한 선행학습은 좋지 않다. 학교 진도를 미리 배웠다는 생각에 정작 수업 때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을 미리 공부할 경우 학습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거부감을 갖게 할 수 있다.
학생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 선행학습은 학생의 주도적 학습능력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직전 학기나 학년에서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행학습을 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기초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선행보다는 전 학기에서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복습을 하는 것이 좋다. 전 단계의 학습이 모자랄 때는 신학기 진도와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보완하도록 한다.
초등생의 경우 선행학습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교과서 암기를 중심으로 하는 타율적인 선행학습은 학생의 창의력을 떨어뜨리고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다.
선행학습을 할 때는 수학·과학처럼 원리를 이해해야 하거나 단원 간 연계성이 큰 과목은 원리나 개념 이해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배운 단원의 핵심사항이나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체크해 두고 반복 학습하거나 보완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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