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훈아 마침내 입 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신년벽두 전국을 들썩인 ‘나훈아 괴담’과 관련, 가수 나훈아(본명 최홍기·61·사진)씨가 직접 입을 연다. 나씨는 25일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과 관련한 각종 소문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나씨의 소속사인 아라기획 윤중민 대표는 22일 “나씨는 그동안 잠적한 게 아니라 쉬고 있었던 것”이라며 “이번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근황과 각종 소문에 대해 상세하게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또 “나씨가 항간에 널리 퍼진 괴소문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고 덧붙였다.

 꼬리를 물고 이어진 괴소문에도 불구하고,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나씨는 자신을 둘러싼 소문이 도를 넘는 데다, 김혜수씨 등 연예계 후배들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가 미치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자회견에서 나씨는 지난해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취소한 이유, 아라기획이 문을 닫은 이유 등에 대해 모두 밝힐 것이라고 윤 대표는 설명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나씨는 지난 주말 출국해 현재 해외에 체류하고 있으며, 기자회견 직전 입국할 예정이다.

 나씨는 지난해 3월 16∼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대관했지만 이미 지불된 계약금 수천만원을 포기하면서 공연을 취소하고 잠적했다. 가요계에서는 10여 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의욕적인 콘서트 활동을 해 온 그가 잠적한 배경을 놓고 다양한 억측을 내놨다.

 나씨를 둘러싼 괴소문은 한두 종류가 아니었다. 매일 연예 관계자로부터 새로운 제보가 들어올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가장 도가 지나쳤던 소문은 여배우와의 염문으로 인해 일본 폭력조직이 개입, 그의 신체에 상해를 입혔다는 것. 이 밖에도 ‘뇌출혈 등 병으로 쓰러져 절친한 친구가 원장인 부산 B병원에 입원했다’ ‘경남 양산의 한 정신병원에 있다’ ‘양산의 한 사찰에서 요양 중이다’는 등 온갖 미확인 소문이 확산됐다. 소문 하나하나가 파급력이 큰 사안들이라 취재진이 추정 지역을 찾아 병원과 사찰을 뒤지는 소동도 벌였다. 주로 부산을 근거지로 소문이 나자 부산 지역 수사기관은 진상 확인 차원에서 내사를 벌이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소문 선상에 올랐던 배우 김혜수씨의 소속사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나훈아씨와 관련한 소문으로 김혜수씨는 물론 가족까지 큰 상처를 받았다”며 “전혀 근거 없는 말”이라고 밝혔다. 소문에 올랐던 또 다른 배우 김선아씨 역시 측근을 통해 억측이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전했다.

 이어 내사 중이던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18일 “치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우려해 떠도는 소문을 하나씩 확인했으나 지금까지는 낭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의료보험 관련 기록에서도 나씨는 지난해 하반기 이래 지금까지 국내 병원에서 치료받은 사실이 없었다. 괴소문에 언급된 부산·경남 지역의 8개 병원을 뒤졌으나 수술이나 치료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 나씨는 지난해 12월 5일 출국해 일본과 싱가포르를 거쳐 아랍에미리트에 머물다 이달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렇게 관심이 높아지자 나씨는 경찰 발표 4일 만인 22일 “기자회견으로 모든 걸 밝히겠다”고 나섰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