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개선하니 매출 58%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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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전자사전 생산업체인 한누리비즈는 2006년까지만 해도 연매출이 220억원대에 그쳤다. 전자사전의 기능은 뛰어났지만 디자인이 평범했기 때문이다(사진·上). 일본 샤프전자의 제품과 경쟁이 되지 않았다. 샤프전자는 점유율 90% 이상으로 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한누리비즈가 정부로부터 디자인 개발비용 3800만원을 지원받아 2006년 말에 밝은 색깔을 쓴 깔끔한 디자인의 전자사전(사진·下)을 개발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30%로 늘렸고, 매출은 전년보다 98% 늘어난 450억원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30억원대로 전년보다 네 배 정도 늘었다.

제품의 디자인이 세련되게 바뀌면 기업의 매출과 수출·고용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자원부가 2005~2007년 디자인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한 6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23일 발표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제품의 디자인을 개선했더니 업체당 평균 매출액이 58.1% 늘었다. 수출액은 디자인을 개선하기 전보다 8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디자인이 깔끔해져 많이 팔리니 고용도 늘릴 수 있었다. 업체들은 디자인을 개선하기 전에 평균 44.7명을 고용했는데 디자인 개선 후 평균 고용인원이 59.2명으로 늘었다. 8.2명 정도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난 것이다.

산자부 장영진 디자인 브랜드팀장은 “가격 못지않게 디자인이 상품 판매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올해 185억원의 예산을 들여 디자인 개발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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