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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不信주는 종합검진-일부 病.醫院 부분검사,수입만 올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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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건강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를 현혹하는「종합아닌 종합검진」이 성행해 시민건강에 되레 위험을 주고 있다.
의료보험적용대상에서 제외돼 비싼 값을 받을수 있는 점을 노려종합병원은 물론 의원급까지 부분적인 검사를「종합검진」으로 과대선전해 시민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다.
시설.전문인력도 부족하고 분석력에도 의문이 가는 「종합 아닌종합검진」은 당사자에게 오히려 해가 될수도 있어 검사항목.자격.검사료등 합리적인 기준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태=서울서초구양재동 Z내과의원은 출입구에「종합건강진단센터」라는 대형 표지판을 내걸고 하루평균 10여명씩을 종합검진하고있다. 23만원을 내면 의사와 상담 한번 하지않고 기계적으로 2시간동안 X선검사.간기능검사.초음파.심전도.대소변검사.당뇨등10여개 항목을 검사받는다.Z의원뿐 아니라 전국의 대부분 병.
의원들이「종합검진」이란 광고를 내걸고 기계적인 검사를 하고 있다. 검사항목과 가격도 제각각이다.
개인종합병원인 서울서초구방배동 K병원은 6개 항목검사에 20만원,비슷한 규모인 서울종로구평동 K병원은 8개항목에 25만원,의원급인 서울강남구역삼동 P내과는 20여가지 검사에 25만원,서울강남구신사동 K내과는 15개항목에 20만원, 서울은평구불광동의 L내과는 9개항목에 13만5천원등 비슷한 항목들인데도 병원마다 가격차이가 천차만별이다.대학병원등 대형 종합병원에서는40만원에서 1백만원까지 받는등 종합검진은 짭짤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부작용=종합검진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건강에 대한 잘못된 확신이나 거꾸로 지나친 불안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전문가들은『의사가 먼저 환자를 진찰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한 검진을 받게 하는게 옳은데 최근 붐처럼 이뤄지는 종합검진은 불필요한 부분도 무조건 검사받게한뒤 결과수치만을 보고「정상」과「비정상」을 판정한다』며『간기능이나 혈 압등은 사람의 체질과 건강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날수 있는 것이며기계적 수치만으로 건강유무를 단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하고 있다.
◇법규미비=보건복지부 의료정책과 관계자는『종합건강진단의 검사명칭.자격기관.검사항목.검사료등 제반사항을 규정하는 법규가 없어 의사의 양심과 소비자들의 합리적 선택에 맡길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의대 가정의학과 유태우(柳泰宇)교수는『현재 시중병원에서실시중인 종합건강진단은 검사 편의만 중요시하는 일본식으로 가장중요한 분석력이 떨어져 僞양성.僞음성진단등 진단결과의 정확도에문제가 많다』며『보험적용도 안돼 국민부담이 큰 만큼 대책마련이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의료법 36조와 46조는「의료기관 명칭과 진료과목 외에 혼동을 초래할 일체의 안내물은 허위.과대광고로 간주,행정처분의 대상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단속은 전혀 안되는 실정이다. 〈張世政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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