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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분노 담아내는 이정재.김민종 눈빛연기 어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대사 보다는 눈빛」-.
눈빛연기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대사위주의 드라마에 또다른 표현장르로 자리잡고 있다.눈동자 움직임만으로 말 이상의 연기를 펼친 두 신세대 탤런트 덕분이다.안들리는 귀 대신 커다란 눈빛속에 사랑과 분노를 담아내는 MBC『아들의 여자』 의 김민종과14일 애인 고현정을 지키다 말없이 스러져간 SBS『모래시계』의 이정재가 그들.
전적으로 이미지에 의존해 메시지를 전하는 이들의 연기는 영상세대인 10~20대는 물론 중장년 여성층에도 크게 어필하고 있다.주연이긴 하지만 3순위인 김민종과 조연급인 이정재의 인기가일급 주연들을 넘볼만큼 치솟은데는 두 스타의 천 부적 감각과 작가들의 각별한 극중지원이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이들의 배역은 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힘든 「찬밥」위치였다.고현정(24)에 비해 나이.연기력이 한참 아래인 스무살의 이정재에게 「무언의 보디가드」역은 드라마의 들러리 이상이되기 어려웠다.김민종 역시 대선배 정보석,초특급 스타 차인표에밀린 3남인데다 청각장애자 역할이어서 연기자들이 선호하는 「튀는」배역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혜린(지숙)을 사랑스레 바라본다」같은 추상적인 지문을 즉각 눈빛으로 해석하는 감각,또래와 구별되는 윤곽 뚜렷한 영화적 마스크(이정재),사슴 눈망울 같은 인상적인 눈매(김민종)는 둘의「눈빛승부」에 천부적인 무기가 되었다.
작가들의 지원도 둘의 성공에 뺄 수 없는 부분이다.『모래시계』의 송지나씨는 평소 지론인 「느끼는 드라마」의 상징적 요소로말없는 보디가드를 도입했고 그에게 신세대가 열광할 무술.절제.
우수등 각종 덕목을 몰아주었다.그런가하면 『아들 의 여자』의 최성실씨는 그 또래에선 찾기 힘든 맑은 심성의 젊은이를 표현키위해 귀가 먼 막내아들을 채택하고 그에게 장차 몰락할 어머니를끝까지 책임지는 사실상의 「장자」역을 내정하고 있다.
물론 두 스타의 연기는 『아가씨(고현정)앞에서 짓는 어설픈 표정이 현대판 벙어리 삼룡이 같다』(이정재),『연기력보다 분위기로 한몫한다』(김민종)는 비판도 받고 있다.그러나 립서비스 중심의 전통적 드라마에 싫증난 시청자들이 둘의 눈 빛대사에 적잖은 성원을 보냈다는 사실은 향후 드라마방향에 시사점이 되고 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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