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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후보들 ‘★을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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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 대선 후보들의 할리우드 스타 쟁탈전이 불을 뿜고 있다.

 특히 할리우드와 전통적으로 깊은 유대 관계에 있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사이에서 치열하다.

 힐러리 캠프는 16일 히스패닉계 TV 스타인 아메리카 페레라의 지지를 얻어냈다. 페레라는 회당 1600만 명이 시청하는 ABC 방송 간판 드라마 ‘어글리 베티(Ugly Betty)’의 주인공이다. 지난해에는 ‘가장 영향력 있는 히스패닉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힐러리가 4000만 히스패닉계 미국인 사이에 인기 높은 페레라를 끌어들인 건 히스패닉계가 많은 네바다 코커스(19일)가 목전에 닥쳤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강력한 원군인 토크쇼 여왕 오프라 윈프리를 의식한 측면도 크다. 지난해 11월 오바마 지지를 선언한 윈프리는 오바마가 승리한 아이오와 코커스(3일)를 비롯, 격전지를 돌면서 오바마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는 4000만 흑인층을 파고들어 이들 지역에서 오바마 지지율이 힐러리의 배 이상으로 치솟은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예계에서 거둬 들인 대선 헌금에서도 오바마가 220만 달러(약 21억원), 힐러리가 210만 달러(약 20억원)로 막상막하다. 스타 중엔 한쪽 편을 들기보다 양쪽에 다 발을 걸치며 ‘투자’를 분산하는 경우도 있다. 마이클 더글러스는 오바마와 클린턴 양쪽에 모두 1인당 최대 한도인 4600달러를 냈다. 톰 행크스와 토비 맥과이어, 벤 스틸러는 1분기엔 오바마에 헌금했다가 2분기엔 클린턴에 기부하는 쪽으로 말을 바꿔 탔다.

 하지만 두 후보를 지지하는 스타들의 면면은 확연히 구별된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오바마에 줄 선 스타들은 조지 클루니와 스칼렛 요한슨, 신디 크로퍼드 등 백인도 있지만 윌 스미스, 모건 프리먼, 에디 머피, 시드니 포이티어, 타이라 뱅크스, 핼리 베리, 포리스트 휘터커 등 흑인들이 압도적이다.

 힐러리의 주요 지지층은 매직 존슨, 퀸시 존스 등 소수의 흑인 스타를 제외하면 스티븐 스필버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로브 라이너, 대니 드 비토 등 노장 백인배우와 거물 감독이 대부분이다. 도나 카란, 캘빈 클라인 등 디자이너들과 가수 존 본 조비도 힐러리 편이다.

 이 밖에 존 에드워즈 후보는 배우 팀 로빈스, 수전 서랜던 부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데니스 쿠치니치 후보는 배우 숀 펜, 그리고 최근 후보를 사퇴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배우 마틴 쉰의 지지를 받아 왔다.

 공화당은 할리우드와의 연줄이 약하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유세에 자주 등장하는 액션 배우 척 노리스 외엔 눈에 띄는 스타가 없다. 존 매케인 후보는 할리우드 배우였다가 노인 건강 상담가로 변신한 윌퍼드 브림리의 지지를 최근 얻어냈다.

 스타 한 명이 유세장에 수천 인파를 동원할 수 있고,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이 전파를 타기만 해도 표를 모으는 데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그래서 대선 후보들의 스타 쟁탈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연예인 동원에 급급한 인상을 보이면 정책 대신 이미지 포장으로 표를 얻으려 한다는 의도로 비쳐 역풍을 부를 가능성도 크다고 LA 타임스 등 미 언론은 지적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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