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금호로 넘어가 … 인수가격 4조 안팎 추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대한통운이 금호아시아나로 넘어간다. STX·한진·현대중공업과 벌인 인수 4파전에서 이긴 것이다. 대한통운은 국내 최대 물류업체로 어느 기업에 인수되느냐가 재계의 큰 관심사였다. 자산 22조8730억원으로 재계 서열 7위인 금호아시아나가 자산 1조5000억원짜리 대한통운을 인수함으로써 6위인 GS(25조1360억원)를 바짝 추격하는 동시에 대한항공을 가지고 있는 한진그룹(8위)과의 격차는 더욱 벌릴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이진성 수석부장판사)는 17일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4개 컨소시엄 가운데 금호아시아나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2위는 STX였다. 금호아시아나의 입찰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4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호보다 입찰가를 높이 써낸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관계자는 입찰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선 경우 시너지효과를 높이고 종업원의 고용 안정성에 비중을 많이 둔 컨소시엄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금호는 25일 법원 및 매각 주간사와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그 뒤 2월 15일까지 기업 실사를 하고 2월 22일 본계약을 해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통운의 지분 14%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는 유상증자 후 지분이 5.6%로 줄어들지만 이번 인수로 60%의 새 지분을 받게 돼 총 지분은 65.6%로 늘어난다.

한편 대한통운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금호아시아나의 계열사인 대우건설 주가가 이날 10% 이상 떨어졌다. 인수 자금을 대우건설이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금호산업·금호석유화학 등 다른 계열사 주가도 하락했다.

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