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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프로축구 일화GK 사리체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골가뭄을 심화시켜 축구의 맛을 떨어뜨린 장본인이다』『GK의중요성을 일깨워준 산 증인이다.』 프로축구 일화GK 발레리 사리체프(35.러시아)를 둘러싼 엇갈린 평가다.92시즌부터 일화골문을 지킨 그는 정규리그에서만 총1백11게임에 출장,97골밖에 허용하지 않는 철벽방어로 「신의 손」이란 별칭을 얻으며 일화를 93,94시즌 연속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이 됐다.
그를 『스포츠 초대석』에서 만났다.
-최근 귀화소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오해가 생긴 이유는 이미 해명(中央日報 10일字 39面)했고….나서서 부인하자니 한국이 싫어서 그런 것처럼 오해될 수도있고요.저는 이미 한국인이 아닌가요? 은퇴하더라도 GK트레이너등 여기서 「일」을 맡겨준다면 최선을 다하고 싶 어요.
-한국생활 3년동안 보람은.
▲일화의 연속우승에 조금이나마 기여한 것이 가장 크죠.여기서번 돈(그의 월봉은 92,93시즌 4천달러에서 94,95시즌 5천달러)으로 모스크바 근교에 집을 마련,내전에 휘말려 불안한두샨베(중앙아시아 타지크의 수도)에 살던 부모 를 이사시켜드린것도 그렇고요.외국인학교(서울이태원동)에 다니는 딸(11)과 아들(8)이 어차피 배워야할 영어를 일찍 배우게 된 것도 장래를 위해 잘된 일이죠.
-어려운 점도 있을텐데.
▲말문이 트이지 않아 힘들어요.3년이 넘었지만 훈련이다,경기다 쫓아다니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어요.스포츠는 말(言)로 하는게 아니라 눈치로 알아듣죠.
-한국축구,특히 한국GK에 대한 의견은.
▲한국에서 GK가 「빛 안나는 포지션」으로 인식되는 게 이상해요.저는 원래 공격수였는데 자청해서 GK로 바꿨거든요.(그는덧붙여 축구에 대한 애정,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인내가 당장의 기량보다 중요한 덕목이라 말했다) 구단에서 마련해준 서울동부이촌동 집에서 부인(33).아들.딸과 함께 살고 있는 그는 짬이나면 가족을 데리고 박물관.고궁을 찾거나 음악(보유음반 2백여장)을 들으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끝으로 그는 「손과 발이 말을 듣는 한」 선수로 남아 일화의3연패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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