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어민 또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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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태안 어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또 발생했다. 15일 오후 7시42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김모(74)씨가 제초제를 마시고 신음 중인 것을 가족이 발견, 119 구조대가 병원으로 옮겼으나 16일 오전 11시쯤 숨졌다. 태안에서 기름유출 사고 피해를 본 어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주민들에 따르면 김씨는 이 마을에서 40여 년 전부터 바지락 양식장 등에서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김씨는 이번 사고로 40여 일째 소득을 올리지 못하자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다리가 불편한 아내(72)의 치료비 마련을 걱정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김기원(51)씨는 “숨진 김씨는 몸이 아픈 아주머니를 위해 열심히 일을 했었으나 기름유출 사고 이후 일을 못해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가 기름유출 사고로 처지를 비관해 음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10일에는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이모(66)씨가 기름유출 사고로 자신의 굴 양식장이 피해를 보자 제초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안=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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