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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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펀드들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펀드인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가 투신업계의 '패션상품'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펀드 오브 펀드는 슈로더.메릴린치.피델리티 등 유명 해외 펀드운용사들이 만든 채권형 또는 주식형 해외펀드를 여러 개 모아서 하나의 펀드로 만든 상품이다. 예컨대 투자자가 1억원을 펀드 오브 펀드에 맡겼다면 이 투자자는 최소 4~5개의 해외펀드에 분산투자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투신사들은 해외펀드 중 수익률과 안정성이 뛰어난 펀드만을 상품에 편입시켜 각 펀드가 단일 해외펀드에 못지않은 수익률를 보이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요인이다.

◇인기 끄는 펀드 오브 펀드=최근 대한투자증권이 판매한 '클래스원베스트셀렉션펀드'는 6일 만에 15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에 고무된 대투증권은 다음달 8일부터 같은 펀드의 2차 판매에 들어간다.

슈로더투신운용이 지난해 6월 말부터 판매한 'S&P베스트셀렉션'은 24일까지 1423억원, 지난해 7월 말부터 판매한 삼성투신의 앰브로시아펀드는 1535억원어치가 팔렸다. 슈로더의 상품은 설정 이후 7개월간 12.8%, 삼성투신은 6개월간 14.7%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고성장을 보이고 있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BRICs) 국가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하나알리안츠투신의 브릭스펀드(글로벌셀렉트성장형)는 이들 국가에 펀드 설정액의 30%가량을 분산투자하는데 판매 일주일 만에 147억원이 모였다.

이 회사 임종복 차장은 "브릭스에 투자할 경우 고수익과 함께 고위험의 부담이 있었는데 국가별로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대투운용도 브릭스 국가에 투자하는 '골드 앤 와이즈 브릭스간접투자신탁'을 만들어 26일부터 국민은행을 통해 판매한다.

또 위험분산을 통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해외 헤지펀드에 간접투자하는 삼성투신의 앱솔루트리턴 펀드가 판매 3개월여 만에 1천5백억원의 수탁고를 보였으며, 우리투신 등도 헤지펀드형 펀드 오브 펀드를 곧 내놓을 계획이다.

◇단기 투자는 금물=펀드 오브 펀드는 대부분 환매에 제한이 있다. 슈로더의 상품은 3개월 이내에 환매할 경우 수익의 70%를 환매수수료로 내야 한다. 또 삼성투신의 앰브로시아는 3개월 내엔 환매금액의 1.5%, 앱솔루트리턴은 14개월 내에 환매하면 환매금액의 2%를 물어야 한다.

또 환율의 등락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해외펀드 가입 때 안전장치(선도환 계약)를 별도로 마련하는 데 이 계약의 만기가 통상 1년이기 때문에 사실상 해외펀드는 1년간 환매가 힘들다고 보면 된다.

또 펀드 내에 포함된 개별 펀드들의 성격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슈로더투신운용 이상철 부장은 "개별 펀드들이 과거 어떤 수익률을 보여왔고, 투자등급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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