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蝴蝶夢-상식을 벗어나 초월의 경지서 노니는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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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장자는 우리로 하여금 현실을 훌쩍 뛰어넘어 낭만과 이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런데 너무 정도가 심하다 보니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점도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에 제물론(濟物論)이 있다.삼라만상에 아무런 구별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남녀(男女),선악(善惡),장단(長短)등 일체의 구별을 부정했다.심지어 생사(生死)의 구별도 두지 않았다.
한번은 그가 나비가 되어 허공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꿈을 꾼 적이 있었다.그는 모든 것을 초월해 우주를 나는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꿈에서 깨어난 그는 아리송했다.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가,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장자가된 것인가.』 그러나 그런 구별은 무의미할 뿐이었다.본디 아무런 구별도 없지 않은가.
그의 눈에는 오직 몰아(沒我)의 경지만 있을 뿐이다.그래서 그의 철학은 시공을 초월할 수가 있는 것이다.
호접몽(蝴蝶夢)은 관념의 척도(尺度)를 배격하고 모든 것을 초탈해 몰아일체(沒我一體)의 경지에서 노니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너무 초현실적이어서도 곤란하겠지만 그렇다고 세속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좋은 것은 아니다.중용(中庸)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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